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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형사] 업무상과실치사·산업안전보건법위반 사건에에서 '벌금형' 방어 — 사고 역학의 공학적 이해, 피해자 과실 경합 주장의 전략적 접근, 그리고 피해 회복의 법적 의미

KY파트너스2026년 4월 10일

■ 들어가며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산업재해 사건은 형사·행정·민사 세 방향에서 동시에 책임이 추궁되는 복합적 법적 위기입니다. 검찰은 업무상과실치사(형법 제268조)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으로 기소하고, 고용노동부는 행정 조사와 제재를 병행하며, 유족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합니다.

이 세 전선 중 가장 직접적으로 피고인의 신체와 자유를 위협하는 것은 형사 사건입니다. 특히 피해 결과가 '사망'인 경우, 피고인과 변호인 모두 실형 또는 집행유예를 각오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형사 양형은 결과의 중대성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이동식 크레인 균형추 인양 작업 중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를 변호한 사례를 바탕으로, 사망 결과를 동반한 중대 산업재해 형사 사건에서 양형 방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분석합니다. 특히 사고 역학에 대한 공학적 이해가 변론의 정밀도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그리고 피해자 과실 경합이라는 민감한 주장을 어떤 방식으로 제시하여야 부작용 없이 법원의 수용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 사건 개요 및 쟁점

건설기계 임대업을 영위하는 A사 대표 B씨는 공사 현장 시공업체에 이동식 크레인(정격하중 220톤)을 임대하였습니다. A사 소속 크레인 운전기사 C씨는 해당 현장에서 균형추(총 72톤 상당, 7개 조각) 인양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B씨는 피해자 D씨에게 균형추 인양 보조 작업을 맡겼습니다.

인양 과정에서 1번·2번 균형추가 인접한 6번 균형추에 걸리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C씨는 D씨가 인양 중인 균형추 바로 앞에 위치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안전보건법령이 요구하는 안전 조치—보조로프 사용, 수직 하강 유지, 중량물 무게중심과 훅 중심의 일치 확인—를 취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하강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걸려 있던 균형추가 빠지는 순간 크레인 훅이 훅 중심 방향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D씨의 몸통 부위를 충격하였고, D씨는 다발성 장기 손상으로 사망하였습니다.

B씨에 대한 공소사실은 업무상과실치사(형법 제268조, 제30조)와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2항 위반(안전조치위반치사)이었으며, C씨는 업무상과실치사로 기소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사고의 역학 기전을 정확히 파악하여 각 피고인의 행위와 결과 사이의 기여 범위를 구분하는 것. 이는 법률 논리에 앞서 크레인 인양 작업의 물리적 원리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문제였습니다.

둘째, 피해자 D씨 본인의 행동이 사고 발생에 기여한 정도를 형사 양형에서 어떻게,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반영할 것인가. 피해자 과실 주장은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접근 방식이 잘못되면 법원의 반감을 초래하고 유족과의 합의 분위기를 해칠 수 있습니다.

셋째, 유족과의 합의가 형사 처벌 수위에 미치는 영향과 합의의 진정성을 법원에 전달하는 방법.

■ 법리 분석

1. 사고 역학의 공학적 이해가 변론의 출발점이 된 이유

이동식 크레인을 이용한 중량물 인양 작업에서 안전의 핵심은 중량물의 무게중심과 크레인 훅·와이어의 중심이 일치하는 상태에서 수직으로 인양하는 것입니다. 이 중심이 어긋나면 인양 중 중량물이 수평 방향으로 흔들리거나, 비정상적인 방향의 힘이 와이어와 훅에 작용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인양 중이던 균형추가 인접 균형추에 걸린 상태에서 그대로 하강이 진행되었고, 걸림이 해소되는 순간 와이어에 축적된 장력이 해소되면서 훅이 탄성 복원력에 의해 급격히 이동하였습니다.

이 역학 기전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떤 행위가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하기 어렵습니다. 각 피고인의 행위—B씨의 작업계획서 미작성 및 작업지휘자 미배치, C씨의 안전 조치 미이행—가 이 사고의 발생과 결과에 각각 어느 정도 기여하였는지를 구분하는 작업은, 사고 역학에 대한 이해 없이는 막연한 법률 주장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정동욱 변호사는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공학도 출신입니다. 중량물 인양 시 작용하는 힘의 방향과 크기, 하중 이동의 원리, 중심 불일치 상태에서 발생하는 반력의 구조를 법률가의 언어가 아닌 공학적 직관으로 파악하였습니다. 그 결과 사고 경위를 재구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각 피고인의 책임 범위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는 변론이 가능하였습니다.

건설·산업재해 형사 사건에서 공학적 배경이 변호인에게 실질적인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이 사건은 잘 보여줍니다.

2.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죄수 관계

B씨에게는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안전조치위반치사)이 동시에 적용되었습니다. 두 죄는 하나의 행위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상상적 경합(형법 제40조) 관계에 있으며, 법원은 형이 더 무거운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단하였습니다(형법 제50조).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은 제38조(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합니다. 이는 업무상과실치사의 법정형(5년 이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보다 무겁습니다. B씨의 법정 상한은 징역 7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법원이 벌금형을 선택한 것은, 형의 종류 선택 자체가 양형의 핵심 문제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3. 형사 양형에서 피해자 과실의 의미와 주장 방식의 중요성

민사 손해배상에서 피해자의 과실은 과실상계(민법 제396조)로 직접 반영됩니다. 형사 사건에서 피해자 과실은 자동으로 피고인의 형을 감경시키는 법적 장치가 아닙니다. 그러나 형법 제51조가 양형의 조건으로 "피해자에 대한 관계"를 명시하고 있으며, 피해자의 귀책 사유가 범행 발생에 경합한 경우 이를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 D씨는 인양 작업이 진행되는 중에 인양 중인 균형추 바로 앞에 위치하였습니다. 중량물 취급 작업 중 인양 반경 내에 작업자가 머무는 것은 산업안전보건법령상 금지된 행위로서, 현장 경험이 있는 작업자라면 응당 알아야 하는 사항입니다. 앞서 설명한 역학 기전을 고려하면, 훅이 이동하는 방향에 작업자가 위치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사고 발생에 있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실질적인 기여 요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변론에서 어떻게 제시하느냐는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피해자가 사망한 사건에서 피해자의 잘못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은 법원으로 하여금 피고인이 책임을 회피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며, 합의를 진행 중인 유족과의 관계를 돌이키기 어렵게 훼손할 수 있습니다.

정동욱 변호사는 피해자를 비난하는 서술 방식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들의 과실을 정면으로 인정하면서, 이와 병행하여 사고의 역학적 경위를 공학적으로 재구성한 객관적 사실 위에서 피해자 측 요인을 자연스럽게 제시하였습니다. '책임 전가'가 아닌 '사고 경위의 객관적 서술'이라는 프레임 안에 피해자 측 요인을 위치시킴으로써, 법원이 이를 수용하는 동시에 유족과의 합의도 원만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판결문에서 "이 사건 사고발생에 피해자의 과실이 경합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명시하였습니다. 주장의 내용뿐 아니라 주장의 방식이 양형 결과를 좌우한다는 점을 이 사건은 잘 보여줍니다.

4. 합의의 형사적 의미와 진정성의 요건

유족과의 합의가 형사 양형에 미치는 영향은 합의 금액 자체보다 합의에 이르는 과정과 피고인의 태도에 의해 결정됩니다. 법원이 보는 것은 피고인이 자신의 과실로 인한 피해를 실질적으로 회복하려는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였는가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유족에게 3억 원을 지급하고 합의하였으며, 유족은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명하였습니다. 법원은 이를 명시적인 유리한 정상으로 반영하였습니다.

주목할 점은, 피해자 과실 경합 주장과 유족 합의가 서로 모순 없이 병행되었다는 것입니다. 피해자 과실 주장이 처음부터 공학적으로 재구성된 사고 경위의 객관적 서술 위에 자리 잡았기 때문에, 유족은 이를 적대적 주장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변론의 방향과 방식이 일관되었기에 법원 설득과 유족 관계 모두에 동시에 작용할 수 있었습니다.

5. 동종 전과의 시간적 거리와 재범 위험성 평가

피고인 B씨에게는 약 34년 전의 동종 전과(벌금형)가 있었습니다. 전과의 존재는 원칙적으로 불리한 양형 요소입니다. 그러나 전과는 그 내용과 함께 시간적 거리를 반드시 함께 제시하여야 합니다. 34년간 동종 범죄 없이 생활해 온 사실 자체가 피고인의 현재 성향과 재범 위험성이 높지 않다는 실질적 증거가 됩니다. 법원도 이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인정하였습니다.

■ 실무적 시사점

이 사건은 사망 결과를 동반한 중대 산업재해 형사 사건에서 양형 방어 전략이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첫째, 건설·산업재해 형사 사건에서 사고 역학에 대한 이해는 변론의 정밀도를 결정합니다. 어떤 행위가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를 정확히 분석하지 못하면, 각 피고인의 책임 범위를 구분하는 변론도, 피해자 과실의 경합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변론도 어렵습니다. 공학적 배경을 갖춘 변호인이 이러한 사건에서 실질적인 차이를 만들어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둘째, 피해자 과실 주장은 '방식'이 '내용'만큼 중요합니다. 사실 자체가 아무리 명확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법원과 유족 양측에 전혀 다른 효과를 낳습니다. 피고인의 과실을 정면으로 인정하면서 사고의 복합적 경위를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방식이, 책임 전가로 읽히지 않으면서도 양형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습니다.

셋째, 합의는 형사 절차 전략의 일부로 접근하여야 합니다. 유족에 대한 피해 배상과 형사 절차에서의 피고인 태도는 분리될 수 없으며, 변론의 전체적 방향과 일치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넷째, 벌금형 선택은 양형에서 별도의 전략적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실형 회피를 넘어 벌금형 선택 자체를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정상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구성하여야 합니다.

■ 맺으며

산업재해 형사 사건에서 변호인의 역할은 사실을 숨기거나 책임을 부정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피고인이 짊어져야 할 책임의 정확한 범위를 밝히고, 피고인이 그 책임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였는지를 법원에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 변호인의 직무입니다.

이 사건에서 정동욱 변호사는 공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사고의 역학 구조를 정밀하게 파악하였고, 그 위에서 피고인들의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이 사고가 단일 원인으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법원이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시하였습니다. 피해자를 탓하지 않으면서도 피해자 과실이 양형에 반영되도록 하였고, 유족과의 합의도 원만하게 이끌었습니다. 공학적 이해, 변론 전략의 일관성, 그리고 섬세한 뉘앙스 조절이 하나로 맞물렸을 때 이 결과가 가능하였습니다.

중대한 형사 위기에 처해 있다면, 결과의 무게에 압도되기 전에 책임의 범위를 먼저 냉정하게 살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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