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를 보호한다. 다만 그 보호는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였음을 전제로 한다. 임대인이 스스로 후임 임차인을 정하여 주선의 여지를 없앤 경우에도 책임이 성립하는지가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된다.
정동욱 변호사가 수행한 사건에서는 신규임차인의 주선이 없었음에도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전액이 손해배상으로 인정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2. 선고).
임대인이 계약 체결 의사가 없음을 확정적으로 표시하면 주선은 요구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주선할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하였다면, 임차인이 실제로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그 거절은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의 거절행위에 해당한다고 본다(대법원 2019. 7. 4. 선고 2018다284226 판결). 그러한 경우에까지 주선을 요구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위를 강요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확정적 표시가 있었는지는 임대차 종료 무렵 신규임차인의 주선과 관련하여 양 당사자가 보인 언행과 태도, 이를 둘러싼 구체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확정적 거절은 통보 한 번이 아니라 일련의 경과로 인정됩니다
위 사건에서 임차인은 약 8년간 점포를 임차하였다. 임대인은 연장 협의가 진행되던 중 다른 업체와 임대차계약을 진행하기로 하였다며 재계약 불가를 통보하였고, 이는 만기를 47일 앞둔 때였다.
임차인은 재계약 또는 자신이 주선하는 신규임차인을 통한 권리금 회수에 협조해 줄 것을 서면으로 요청하였다. 임대인은 응답하지 않았고,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받은 뒤에도 점포의 인도만을 요구하다가 인도 소송을 제기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경과 전체를 근거로 임대인이 임대차 종료 무렵 확정적 거절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재계약 불가 통보 하나만이 아니라, 임차인의 협조 요청에 대한 무응답과 인도 요구가 이어졌다는 점이 함께 고려되었다.
점포를 임차하여 위탁 운영하는 가맹본부도 권리금의 주체입니다
임대인은 실제 영업을 가맹점주가 하였으므로 임차인인 가맹본부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3 제1항의 '영업을 하는 자'가 아니라고 다투었다.
법원은 가맹본부의 행위가 영업을 위한 것으로 추정되고(상법 제47조 제2항), 점포를 임차한 후 가맹점사업자에게 영업을 위탁하는 형태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상행위에 속한다는 이유로 이 주장을 배척하였다.
전대 동의 여부는 계약서 문언과 임대인의 행태로 가려집니다
임대인은 직영 조건을 위반한 무단 전대를 들어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 제2호, 제4호, 제8호의 사유를 주장하였다. 이 사유가 인정되면 같은 법 제10조의4 제1항 단서에 따라 보호의무가 배제된다.
법원은 직영 조건이 처분문서인 임대차계약서의 기재에 반한다는 점, 계약서가 제3자 위탁경영을 전제로 임대인에게 승낙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 임대인이 가맹점주에게 직접 전기료 감면액을 반환하고 가맹점주를 인도 소송의 상대방으로 삼았다는 점을 들어 위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주선된 신규임차인이 없으면 종료 당시 권리금의 감정액이 손해액이 됩니다
손해배상액은 감정인이 평가한 임대차 종료일 당시의 권리금 180,232,000원 전액으로 인정되었다. 주선된 신규임차인이 없어 약정 권리금이 존재하지 않는 사안에서는 종료 당시 권리금의 감정이 손해 산정의 중심이 된다.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만기 전 의사 표시를 문서로 관리하여야 합니다
임차인으로서는 임대인의 거절 통보를 받은 즉시 재계약 의사와 신규임차인 주선 의사를 서면으로 밝혀 두어야 한다. 확정적 거절은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사정이므로, 주선이 가능하다면 실제로 주선하는 것이 원칙이다.
임대인으로서는 후임 임차인을 미리 정하고 기존 임차인의 주선 요청에 응하지 않는 것이 손해배상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유의하여야 한다.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혀 회신할 필요가 있다.
Q&A
임대인이 후임 임차인을 직접 선정하는 것 자체가 위법한가요?
그것만으로 곧바로 책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위 사건에서는 후임 임차인 내정에 더하여 임차인의 주선 협조 요청에 대한 무응답, 인도 요구와 소 제기가 종합되어 확정적 거절이 인정되었다.
임대차계약서에 전대나 위탁운영 조항이 없으면 결론이 달라지나요?
달라질 수 있다. 위 사건은 계약서가 위탁경영을 전제하고 있었고 임대인이 이를 알고 있었던 사정이 인정된 경우이다. 임대인의 동의 없는 전대는 보호의무가 배제되는 사유에 해당한다.
맺음말
권리금 회수 방해 책임은 임대차 종료 무렵 당사자의 언행으로 판단된다.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청구를 단념할 것이 아니라, 주선이 불가능하게 된 경위를 객관적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참고 법령·판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0조의3, 제10조의4
상법 제47조
대법원 2019. 7. 4. 선고 2018다284226 판결 (https://www.law.go.kr/LSW/precInfoP.do?evtNo=2018다284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