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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적법한 공사 진행 중 발생한 폭처법 공동상해 — 사건의 맥락이 양형을 결정한다

KY파트너스2026년 4월 7일

■ 문제 제기

건설 현장에서의 물리적 충돌은 그 순간만 떼어보면 폭력 사건입니다. 그러나 그 앞에 수년간 이어진 공사 방해와 부당한 금전 요구가 있었다면, 법원은 그 사건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제3호의 공동상해는 2인 이상이 가담했다는 구성요건만 충족되면 성립하는 가중처벌 조항입니다. 단순 폭행·상해와는 차원이 다른 혐의인 만큼, 실무에서 이 죄명으로 기소된 사건에 선고유예가 선고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단순 폭행처럼 경미한 사건에서 간혹 선고유예가 나오는 것과는 결이 다릅니다.

2025년 1월 법원은 폭처법 공동상해로 기소된 피고인들에게 선고유예를 선고하였습니다. 이례적인 결과였습니다. 이 칼럼은 그 결과가 어떤 변론 구조 위에서 만들어졌는지를 분석합니다.

■ 사건의 배경과 경위

이 사건은 대형 시공사 소속 직원들이 신축공사 현장에서 레미콘 차량 진입을 가로막는 인근 토지 소유자 측 관계인과 충돌하여 공동상해 혐의로 기소된 사안입니다.

인근 토지 소유자 측은 공사 착공 전부터 악성 민원을 제기하며 금전적 이득을 요구해온 전력이 있었습니다. 발주자와 시공사로부터 이미 수차례 보상을 취득하였음에도, 이번에는 우수관 연결이 기존 사용승낙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빌미로 재차 보상을 요구하며 공사를 방해하였습니다.

피고인들은 관할 구청으로부터 배수설비 설치신고를 정식으로 수리받은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공사를 가로막는 상대방의 행위를 위법한 방해로 인식한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였습니다.

■ 변론의 구조와 법리적 논점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되 양형부당만을 다투는 전략을 취하였습니다. 이는 사실관계보다 맥락의 재구성에 집중하는 것이 이 사건의 본질에 더 충실한 접근이라는 판단에서였습니다.

첫째, 오인의 상당성입니다. 피고인들은 정식 행정 절차를 이행한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하였고, 상대방의 저항을 위법한 방해로 인식하였습니다. 나아가 관할 구청조차 하수도법 제29조에 따른 인근 토지 소유자 동의 절차를 숙지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행정기관도 제대로 안내하지 못한 법령 내용을 피고인들이 오인한 것에 대해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변호인은 의견서에서 명확히 논증하였습니다.

둘째, 피해자 측의 귀책 사정입니다. 형법 제51조 제4호는 피해자에 대한 관계를 양형 조건으로 명시합니다. 피해자 측의 상습적 공사 방해와 부당한 금전 요구가 충돌의 배경이었고, 충돌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들에게 역폭행을 가하여 피고인들도 14일의 상해를 입은 사실, 충돌 이후 굴삭기로 시공사 설치 우수관을 파손한 사실 등이 모두 법원이 고려해야 할 양형 사정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셋째, 피고인들의 사후 정상입니다. 피고인들은 피해자와 합의하고 처벌불원서를 받았으며, 역폭행과 우수관 파손 등 피해자 측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도 끝내 맞고소하지 않았습니다. 변호인은 이러한 사정을 형법 제59조 제1항의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때"라는 요건에 대응하는 자료로 체계화하여 제출하였습니다.

■ 결과와 시사점

법원은 피고인들에 대해 선고유예를 선고하였습니다. 검사 구형 대비 의미 있는 감경이 이루어졌고, 두 피고인 모두 전과를 남기지 않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폭처법 공동상해에서 선고유예는 이례적입니다. 이 결과는 단순한 선처 호소가 아니라, 사건의 전체 맥락을 법원이 납득할 수 있는 논리로 재구성한 변론의 산물이었습니다.

이 사건이 주는 실무적 시사점은 분명합니다. 폭처법 공동상해는 구성요건의 충족 여부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양형 단계에서 범행의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피고인들의 사후 정황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법원에 제시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건설 현장의 실무와 관행을 함께 이해하는 변호인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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