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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건설공사 지체상금, 청구하는 쪽도 받는 쪽도 알아야 할 법리 — 발주자·수급인 양측의 실무적 쟁점과 대응 전략

KY파트너스2026년 3월 14일

1. 문제의 소재

건설공사에서 공기(工期) 지연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그리고 공기가 지연되면 발주자는 계약서에 근거하여 지체상금을 청구하거나, 기성금(旣成金)에서 이를 공제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주자와 수급인 양측이 공통적으로 범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발주자는 "계약서에 적혀 있으니 당연히 받을 수 있다"고 과신하고, 수급인은 "계약서에 적혀 있으니 다툴 수 없다"고 단념합니다. 그러나 지체상금에 관한 법리는 어느 쪽의 단순한 기대도 그대로 충족시켜 주지 않습니다.

지체상금을 둘러싼 분쟁은 귀책사유의 소재, 지체일수의 적정성, 예정액의 과다 여부, 준공 시점의 확정이라는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본 칼럼에서는 이 각각의 쟁점을 발주자와 수급인 양측의 관점에서 균형 있게 검토합니다.

2. 지체상금의 의의와 법적 성질

지체상금의 개념

지체상금이란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준공 기한 내에 공사 목적물을 완성·인도하지 못한 경우, 그 지연에 대한 손해 전보(損害塡補)로서 발주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금원입니다. 통상 "계약금액 × 지체상금률 × 지체일수"의 산식으로 산정하며, 지체일수가 길어질수록 금액이 급격히 증가하는 구조입니다.

공공공사의 경우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75조 등에서 공사 종류별 지체상금률을 법정하고 있으며, 민간공사는 당사자 간 약정으로 정합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의 지체상금

대법원은 건설공사 지체상금을 민법 제398조 제1항이 규정하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일관되게 파악합니다(대법원 1996. 4. 26. 선고 95다11436 판결 등). 이 성질 결정은 발주자와 수급인 모두에게 중요한 함의를 지닙니다.

발주자에게 유리한 측면: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있으면 발주자는 공사 지연으로 인한 실손해(실제 발생한 손해)를 별도로 입증할 필요 없이 약정 금액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채무불이행의 사실만으로 청구권이 발생합니다.

수급인에게 유리한 측면: 그러나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이를 감액할 수 있다고 명시합니다. 이 조항은 강행규정적 성격을 지니는 것으로 해석되어, 당사자 약정으로도 법원의 감액 권한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편 지체상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아닌 위약벌(違約罰)로 약정된 경우에는 법원의 감액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건설공사 표준계약서상의 지체상금 조항은 특별한 문언이 없는 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판례의 확립된 태도입니다.

3. 귀책사유 판단 — 지연의 원인은 누구에게 있는가

귀책사유의 의미와 법적 지위

지체상금 청구의 근본 전제는 공사 지연이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수급인의 책임 있는 사유가 없는 기간에 대해서는 지체상금 청구 자체가 성립하지 않거나, 그 기간이 지체일수에서 제외되어야 합니다.

현장에서 공기 지연의 원인은 대부분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어느 한쪽만의 귀책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경우가 오히려 일반적입니다. 이 때문에 귀책사유 판단은 지체상금 분쟁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영역입니다.

수급인의 귀책을 부정할 수 있는 주요 유형

① 발주자의 지시·변경에 따른 지연 발주자의 설계 변경 지시, 공법 변경 요구, 공사 구간 인도 지연, 발주자 제공 자재의 공급 지연 등 발주자 측 사유로 공기가 연장된 경우, 그 기간은 수급인의 귀책 기간으로 볼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발주자의 귀책사유로 공사가 지연된 경우 그 기간은 지체상금 산정에서 제외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합니다.

② 불가항력적 사유 태풍·폭설 등 이상기후, 전쟁, 전염병의 대규모 확산과 같이 당사자 쌍방이 예견하거나 회피하기 어려운 사유로 인한 지연은 불가항력으로서 수급인의 귀책 기간에서 제외됩니다.

③ 행정적 인허가 지연 관할 행정청의 인허가 지연이 수급인의 귀책 없이 발생한 경우, 특히 발주자 또는 제3자의 사유에 기인한 것이라면 해당 기간은 수급인에게 불이익하게 산입되어서는 안 됩니다.

④ 추가·변경 공사 지시 당초 계약 범위를 초과하는 추가 공사나 공법 변경 지시가 있었음에도 공기 조정 없이 준공 기한이 유지된 경우, 그 초과 소요 기간에 대한 귀책을 수급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⑤ 선행 공정·타 공종의 지연 발주자가 별도 발주한 선행 공종이 지연되어 수급인의 후속 공종 착공 자체가 불가능했던 경우, 그 대기 기간은 귀책 기간에서 제외되어야 합니다.

양측 모두를 위한 실무적 함의

발주자의 관점: 지체상금을 청구하기에 앞서, 공기 지연에 발주자 측 사유가 기여했는지를 냉정하게 분석하여야 합니다. 이를 간과한 채 전액 청구에 나섰다가 소송에서 청구액이 대폭 감소하는 결과를 맞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청구 전 자기 검증이 전략적으로 중요합니다.

수급인의 관점: 발주자 귀책 사유가 있었다면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여야 합니다. 설계 변경 지시 공문, 자재 공급 기록, 감리 일지, 현장 회의록, 전자우편 등이 핵심 증거가 됩니다. 사후적 자료 수집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공사 진행 중 체계적인 기록 관리가 분쟁 대응의 근간이 됩니다.

4. 지체상금의 감액 법리

감액의 법적 근거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대법원은 '부당히 과다'한 경우를 "채권자와 채무자의 각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관행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일반 사회관념에 비추어 현저하게 과다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해석합니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2다30927 판결 참조).

감액 판단의 주요 고려 요소

법원이 감액 여부와 감액 폭을 결정할 때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발주자가 공사 지연으로 실제로 입은 손해의 규모 ● 지체상금 총액이 계약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율 ● 계약 위반의 경위와 수급인의 귀책 정도 ● 공사 목적물의 최종 완성 여부 및 발주자의 사용·수익 여부 ● 당사자의 경제적 지위와 계약 교섭력의 차이

특히 발주자가 공사 목적물을 이미 사용·수익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지체상금을 청구하는 경우, 법원은 실손해와 예정액 사이의 현격한 괴리를 이유로 감액을 적극적으로 인정합니다.

양측 모두를 위한 실무적 함의

발주자의 관점: 법원은 계약서에 명시된 금액이라도 과다하다고 판단하면 직권으로 감액합니다. 청구액의 합리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소송에서 예상보다 훨씬 적은 금액만 인정받는 결과가 됩니다. 실손해의 규모를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할 수 있는 준비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수급인의 관점: 지체상금이 실손해에 비해 현저히 과다하다면 감액 주장을 적극적으로 구성하여야 합니다. 발주자의 실제 손해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감액의 근거를 수치로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실무에서는 청구액의 30~60% 수준으로 감액된 사례도 드물지 않습니다.

5. 준공 시점의 확정 — 지체일수 산정의 기준

지체일수는 약정 준공일의 익일(翌日)로부터 실제 준공일까지를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따라서 '실제 준공일'을 언제로 확정하느냐에 따라 지체상금 총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형식적인 준공 서류상의 날짜가 아니라, 수급인이 실질적으로 공사를 완성하여 발주자가 목적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는 상태가 된 시점을 실제 준공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상황이 실무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 임시 사용 승인·사용 검사 시점이 실질적 준공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 ▶ 발주자가 목적물을 실제로 사용·입주하기 시작한 시점 ▶ 경미한 하자를 이유로 발주자가 준공 처리를 부당하게 지연시킨 경우 ▶ 수급인의 준공 검사 신청에 대하여 발주자가 응답을 지연한 경우

발주자의 관점: 준공 처리를 의도적으로 늦추는 것은 지체상금을 늘리는 정당한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법원은 형식이 아닌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이러한 방식은 오히려 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수급인의 관점: 실질적 준공 시점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사전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준공 검사 신청 공문, 감리 완료 확인서, 발주자의 입주·사용 개시 기록 등이 핵심 증거가 됩니다.

6. 종합적 시사점

지체상금 분쟁에서 발주자와 수급인이 각각 취해야 할 전략적 관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발주자가 취해야 할 접근 지체상금을 청구하기에 앞서 공기 지연의 원인에 발주자 측 기여가 없었는지 점검하고, 청구액이 실손해에 비추어 합리적인 수준인지를 검토하여야 합니다. 과도한 청구는 소송에서 감액으로 귀결될 뿐 아니라, 향후 협의·조정 국면에서도 협상력을 오히려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수급인이 취해야 할 접근 지체상금 청구를 받은 경우, 지연 원인의 귀책 분류, 지체일수의 적정성 검토, 예정액의 과다 여부 분석, 준공 시점의 재검토라는 네 가지 축에서 체계적으로 대응 논거를 구성하여야 합니다. 특히 발주자 귀책 기간과 불가항력 기간을 특정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양측 공통의 전제 지체상금 분쟁의 승패는 상당 부분 공사 진행 과정에서 얼마나 체계적으로 기록을 남겼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공문, 회의록, 설계 변경 이력, 자재 수급 기록, 감리 일지 등이 법정에서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분쟁이 발생한 이후에 이러한 자료를 수집하는 데에는 필연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7. 결론

지체상금은 계약서에 기재된 금액이라는 사실만으로 발주자가 전액을 당연히 수령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수급인이 이를 전적으로 감수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지연의 귀책 소재, 지체일수의 적정성, 예정액의 과다 여부, 준공 시점의 확정이라는 네 가지 쟁점 모두에서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존재하며, 양측 모두 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하여야 자신의 권리를 온전히 실현할 수 있습니다.

정동욱 변호사는 지체상금 사안을 검토할 때 계약서의 문언에서 출발하지 않습니다. 공사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지연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실제 손해는 얼마인지를 먼저 파악한 뒤, 그 위에서 계약서를 해석합니다. 이 순서가 바뀌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됩니다.

발주자라면 청구하기 전에, 수급인이라면 수용하기 전에, 반드시 전문 법률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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