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목록으로

[민사]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에서 허위성 증명책임의 의미 – 언론 보도를 둘러싼 분쟁과 실무상 방어 전략

KY파트너스2026년 1월 29일

언론 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분쟁은 단순히 보도 내용의 진위를 다투는 문제로 오해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실제 소송에서는 개별 표현의 진실 여부를 넘어, 보도의 근거가 무엇인지, 기사 전체의 맥락이 어떠한지, 보도 대상과 관련 회사들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등 다양한 요소가 종합적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기업이 보도의 대상이 되고, 회사의 실명이나 브랜드가 직접적으로 언급되며, 손해배상액까지 구체적으로 청구되는 사안의 경우에는 그 법적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집니다.

피고가 되는 언론사나 기업으로서는 패소 시 단순한 금전적 부담을 넘어 신뢰도와 평판에 중대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초기 단계부터 법리 구조에 기반한 대응이 필수적입니다.

1. 사안의 개요와 분쟁의 성격

문제가 된 사안은, 언론사가 특정 건설업체가 행정처분 기준에 미달하여 영업정지 및 등록말소 처분을 받았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한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보도의 대상이 된 회사는, 해당 행정처분을 받은 회사는 자신과 상호만 같은 별개의 법인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 보도가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원고는 이로 인해 회사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었고, 나아가 아파트 브랜드의 평판까지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며 일정 금액의 손해배상을 구하였습니다. 외형상으로는 상호가 동일하다는 점에서 혼동 가능성이 문제 되는 사안이었으나, 쟁점은 단순한 사실 오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2.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의 출발점: 증명책임의 귀속

이 사건에서 가장 핵심적인 법적 쟁점은, 보도가 허위사실인지 여부를 누가 증명해야 하는가였습니다.

민사소송의 일반 원칙에 따르면, 권리 침해를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자는 그 요건사실을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보도의 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반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고에게 귀속됩니다.

따라서 “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거나 “명예가 훼손되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해당 보도가 허위라는 점이 입증되어야만 민사상 책임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3. 방어 전략의 방향: ‘허위가 아니다’가 아닌 ‘입증되지 않았다’

명예훼손 사건에서 피고 측이 흔히 범하는 오류는, 보도의 진실성을 적극적으로 증명하려는 방향으로 방어 전략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쟁점이 사실관계의 세부적인 진위 다툼으로 확장되면서, 오히려 피고가 입증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실무적으로 보다 중요한 접근은 원고가 부담하는 증명책임이 실제로 이행되었는지 여부를 점검하는 데 있습니다. 즉, 보도가 허위가 아니라는 점을 피고가 적극적으로 입증하려 하기보다는,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 허위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그 증명이 충분한지를 문제 삼는 방식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보도가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고, 결국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에서 증명책임의 구조가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4. 법원이 고려한 주요 판단 요소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첫째, 문제 된 기사가 행정청의 공식 고시라는 공적 자료에 근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입니다.
둘째, 기사 전체의 맥락을 볼 때, 보도의 핵심적인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부합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셋째, 원고가 주장한 회사 간 혼동 가능성 역시 구체적인 증거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넷째, 언론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허위 보도를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와 같은 판단을 통해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5. 실무상 시사점

명예훼손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 소송은 감정적 대응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영역입니다.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동시에 문제 되는 경우가 많아, 형사법적 판단 기준과 민사소송의 증명 구조를 함께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됩니다.

특히 언론 보도와 관련된 분쟁에서는, 표현 하나하나의 적절성보다도 증명책임이 누구에게 있고, 그 책임이 실제로 이행되었는지를 정확히 짚는 것이 사건의 향방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됩니다.

명예훼손을 이유로 법적 대응을 고민하고 있거나, 반대로 명예훼손을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나 형사 고소를 당한 경우라면, 감정적인 판단에 앞서 사건 구조에 대한 법리 검토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KY파트너스 로고공동법률사무소 KY파트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