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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용정원의 독점사용과 시설물 철거청구 — 구분소유자 단독의 보존행위가 인정되는 경우

아파트 1층 앞 정원은 위치와 출입 구조 때문에 해당 세대의 전용공간으로 인식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특정 세대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사정과 다른 구분소유자를 배제할 법적 권한이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공용부분을 한 세대가 독점하면서 데크나 울타리 등을 설치했다면, 그 사용권의 근거와 시설물 설치의 적법성이 문제됩니다.

나아가 이를 바로잡기 위해 반드시 관리단집회 결의가 필요한지, 구분소유자 개인이 철거를 청구할 수 있는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제가 2층 구분소유자를 대리한 서울고등법원 2024. 3. 15. 선고 2023나2032335 판결은 이러한 쟁점을 다룬 사례입니다. 법원은 정원의 독점사용을 위한 시설물 철거를 보존행위로 보아, 구분소유자 개인의 철거청구를 인정했습니다.

1. 사건의 경위와 두 가지 쟁점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서 1층 입주민은 세대 앞 정원에 데크, 난간 및 벽을 설치하고 개인 정원처럼 사용했습니다. 이에 바로 위층인 2층 구분소유자가 시설물의 철거를 구했습니다.

피고는 해당 정원이 구분소유 성립 당시부터 1층 세대만을 위해 제공된 일부공용부분이므로 자신에게 전용사용권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공용부분이라고 하더라도 시설물 철거는 관리·변경행위이므로 관리단집회 결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다퉜습니다.

저는 원고를 대리하여, 해당 정원이 전체 구분소유자를 위한 공용부분이라는 점과 무단 설치 시설물의 철거가 구분소유자 단독으로 할 수 있는 보존행위라는 점을 중심으로 변론했습니다.

2. 정원의 법적 성격은 위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공용부분 분쟁에서는 현재의 사용 모습과 그 사용을 정당화하는 권리를 구별해야 합니다. 특정 세대가 주로 이용해 왔다거나 다른 주민의 접근이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독점사용권을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아파트의 구분소유가 성립할 당시부터 정원이 특정 세대만을 위한 공간으로 제공되었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 정원의 구조와 용도, 이용 상황 및 관리규약 등을 살펴야 했습니다.

제가 중요하게 제시한 사정은 정원 지하에 오수 등 배수시설과 소방시설이 매설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해당 정원은 지상의 조경 공간인 동시에, 아파트 공동시설의 점검과 관리를 위해 접근이 필요한 공간이었습니다.

다른 동의 1층 앞 정원 이용 상태도 함께 검토했습니다. 다른 정원은 외부 출입을 차단하는 구조가 아니었으므로, 1층 앞이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세대의 배타적 사용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법원 역시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해당 정원이 구분소유 성립 당시부터 1층 세대만의 공용으로 제공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3. 시설물 철거청구가 보존행위에 해당하는지

정원이 공용부분이라는 점과 구분소유자 개인이 철거를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은 구별하여 검토해야 합니다. 공용부분에 관한 행위라도 그 내용에 따라 관리 또는 변경을 위한 결의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합건물법 제16조 제1항은 공용부분의 관리에 관한 사항을 원칙적으로 집회결의로 결정하도록 하면서, 단서에서 “보존행위는 각 공유자가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보존행위에는 공동재산의 상태를 유지하는 행위뿐 아니라 공유지분에 기초하여 침해의 제거를 구하는 행위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설물을 철거한다는 외형만으로 관리·변경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시설물이 어떤 경위로 설치되었고, 철거를 통해 어떤 상태를 회복하려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저는 이 사건 청구가 새로운 이용 방법을 정하거나 공동시설을 임의로 변경하려는 것이 아니라, 공용부분에 무단 설치된 시설물을 제거하여 종전의 점유·사용 상태를 회복하려는 청구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법원도 시설물 철거가 정원의 점유·사용 현황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것으로서 보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여 원고의 데크·난간·벽 철거청구를 인정한 1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4. 판결의 의미와 적용 범위

이 판결은 공용부분 침해에 대하여 구분소유자가 반드시 관리단의 대응만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공유지분에 기초한 보존행위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개인도 철거청구를 통해 권리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모든 공용부분 시설물에 일반화해서는 안 됩니다. 적법한 사용권이나 설치 근거가 있는지, 철거가 다른 구분소유자의 권익에 영향을 미치는지, 기존 상태의 회복을 넘어 새로운 변경을 수반하는지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사건에서 단독 청구가 인정된 근거는 원고가 단순한 거주자가 아니라 해당 공용부분을 공유하는 구분소유자였다는 데 있습니다. 임차인이 같은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여 청구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입니다.

실무에서는 등기와 대지 관련 자료, 분양계약서, 관리규약, 준공도면 및 설비도면, 시설물 설치 전후 사진, 관련 결의 자료 등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설치 이전의 구조와 출입 상태는 철거가 어떤 상태를 회복하는 행위인지 설명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5. 주요 질문과 답변

Q. 아파트 1층 앞 정원은 모두 공용부분인가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공간의 구조와 용도, 권리관계 및 분양 관련 자료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특정 세대 앞에 있거나 그 세대가 주로 이용해 왔다는 사실만으로 전용사용권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Q. 관리단집회 결의 없이도 구분소유자 개인이 철거소송을 제기할 수 있나요?

이 사건처럼 공용부분에 대한 침해를 제거하여 종전의 상태를 회복하는 보존행위에 해당한다면 가능합니다. 다만 철거의 목적과 효과, 설치 근거 및 규약 등을 검토하여 보존행위 해당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Q. 오랫동안 정원을 사용했고 관리사무소도 문제 삼지 않았다면 달라지나요?

장기간 이용했다는 사실과 적법한 독점사용권이 있다는 것은 별개입니다. 사용을 뒷받침하는 약정·규약·결의가 있는지와 그 효력을 확인해야 하며, 단순한 묵인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Q. 다른 세대에 유사한 시설물이 있어도 철거를 청구할 수 있나요?

다른 시설물의 존재만으로 철거청구가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각 시설물의 설치 근거와 구조,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는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을 비교해야 합니다.

Q. 임차인도 구분소유자와 동일하게 청구할 수 있나요?

임차인은 구분소유자와 법적 지위가 다릅니다. 이 판결에서 인정된 공유지분에 기초한 보존행위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임차인이 침해받은 권리와 별도의 청구 근거를 검토해야 합니다.

6. 공용부분 분쟁의 해결은 권리관계와 현황의 확인에서 시작됩니다

공용부분의 독점사용 문제에서는 공간의 위치나 장기간의 이용 관행보다 그 사용을 뒷받침하는 법적 근거가 중요합니다. 철거청구를 검토할 때에도 시설물이 있다는 사실에 그치지 않고, 설치 전후의 변화와 회복하려는 상태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저는 이 사건에서 공동시설의 관리 필요성과 다른 세대의 이용 상태를 토대로 정원의 법적 성격을 설명하고, 시설물 철거가 보존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주장하여 의뢰인의 청구를 인정받았습니다.

아파트 공용정원이나 통로 등의 독점사용으로 분쟁이 발생했다면, 공간의 권리관계, 독점사용의 근거, 적절한 청구 주체와 절차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이러한 검토를 통해 단독 철거청구가 가능한지, 별도의 의사결정 절차가 필요한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