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의결과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는 수사와 기소를 제도적으로 분리하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수사는 원칙적으로 경찰 등 사법경찰관이 담당하고,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기록을 토대로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고 공소를 유지하는 역할에 집중하게 됩니다.
검사가 경찰 수사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직접 피의자나 참고인을 조사하거나 증거를 추가로 확보할 수 없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만 대응하게 됩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하나의 기관에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고 기관 간 견제를 강화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형사사건의 실제 처리 과정에서는 수사 지연, 구속기간 문제, 보완수사의 부실, 책임 소재의 불명확성 등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1. 보완수사권과 보완수사요구권은 다릅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토한 뒤, 부족한 부분을 검사가 직접 조사하고 증거를 보충하는 권한을 의미합니다.
반면 보완수사요구권은 검사가 경찰에 특정 사항을 추가로 조사하도록 요구하는 권한입니다.
두 권한은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사건 처리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가령 사기 사건에서 피해자가 금원을 지급한 사실은 확인되었으나, 피의자가 돈을 받을 당시부터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는지가 충분히 조사되지 않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기존에는 검사가 피의자를 직접 조사하거나 계좌내역, 자금 사용처, 재산상태 등 필요한 자료를 추가로 제출받아 비교적 신속하게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합니다.
경찰은 사건을 다시 배당하고, 기록을 검토한 뒤 당사자를 조사하거나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후 그 결과를 다시 검사에게 보내야 하고, 검사는 추가된 기록을 검토하여 기소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현재 형사소송법상 보완수사요구를 받은 사법경찰관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이를 지체 없이 이행하고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법률상 ‘지체 없이’라는 표현만으로 개별 사건의 처리기한과 이행 수준이 명확하게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검사가 직접 확인하면 단기간에 정리될 사안도 경찰과 검찰 사이에 기록이 오가면서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2. 구속사건에서는 시간 지연이 피의자의 신병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완수사권 폐지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은 구속사건입니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구속한 때부터 10일 이내에 피의자를 검사에게 인치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합니다. 검사는 경찰로부터 구속 피의자를 인치받은 때부터 10일 이내에 공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피의자를 석방해야 합니다.
검사의 구속기간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한 차례, 10일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지만 그 기간 역시 무한정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구속사건에서는 하루나 이틀의 지연도 기소 여부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검사가 사건을 송치받아 기록을 검토한 결과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견될 수 있습니다.
피해금액 산정이 잘못되었거나, 공범의 역할이 충분히 조사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피의자의 알리바이를 확인할 객관적 자료가 누락되었거나, 압수한 휴대전화의 핵심 자료가 분석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기존에는 검사가 필요한 범위에서 직접 당사자를 조사하거나 추가 자료를 제출받아 구속기간 안에 쟁점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경찰이 그 결과를 다시 보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는 보완수사 사항의 특정, 사건 재배당, 담당 수사관의 기록 검토, 당사자 출석 요구, 추가 자료 확보 및 결과 송부 등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전자기록 시스템이 구축되더라도 당사자를 조사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시간까지 단축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구속기간 안에 보완수사가 완료되지 않으면 검사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할 수 있습니다.
수사가 미진하더라도 일단 기소하거나, 피의자를 석방한 뒤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계속하거나,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만으로 불기소처분을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는 구속 피의자의 석방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제도 구조상 예상되는 가능성일 뿐, 실제 석방 건수가 얼마나 증가할지는 구속사건 보완수사 처리기한과 기관 간 사건 전달체계가 어떻게 마련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3. 경찰의 보완수사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문제입니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한다고 하여 필요한 수사가 항상 충분히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의 요구 내용이 추상적이거나 경찰이 그 취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담당 수사관이 과도한 사건을 맡고 있거나, 경제·의료·건설·산업재해 사건과 같이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한 사건에 대한 경험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경찰이 보완수사요구를 일부만 이행한 경우 검사는 다시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합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절차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검사의 보완수사요구
경찰의 추가 수사
검사의 재검토
추가 보완수사요구
경찰의 재수사
검사의 기소 여부 판단
이 과정이 반복되면 사건 처리가 장기화되고, 피해자와 피의자 모두 상당한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충분한 수사가 이루어졌다면 혐의를 입증할 수 있었던 사건이더라도 경찰의 보완수사가 미흡하면 검사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가 중대하거나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건에서는 수사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기소하고 법원의 판단을 받으려는 경향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그 경우 수사 단계에서 확보하지 못한 증거를 공판 단계에서 보완하기 어려워져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불기소율이나 무죄율이 실제로 상승할지는 현재로서는 확정적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불기소율은 경찰의 송치 기준, 검사의 기소 기준, 수사 인력과 사건 유형에 따라 달라지고, 무죄율 역시 법원의 증거 판단과 피고인의 방어 활동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보다 정확하게는 경찰의 수사가 충분하지 않고 보완수사요구가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수사가 미진한 상태에서 기소 또는 불기소 여부가 결정될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평가해야 합니다.
4.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곧바로 기본권 보호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개정의 가장 중요한 취지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입니다.
수사를 담당한 기관이 스스로 수사의 적정성을 평가하고 기소까지 결정하면, 수사 과정에서 이미 형성된 유죄의 심증이 기소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경찰이 수사를 담당하고 검사가 기록을 객관적으로 검토하여 기소 여부를 결정하면 수사기관과 기소기관 사이의 상호 견제가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검찰권의 집중을 완화하고 피의자에 대한 반복수사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관을 분리하는 것만으로 국민의 기본권이 자동으로 보호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찰이 수사를 미진하게 하고 검찰이 형식적으로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두 기관이 서로 책임을 떠넘긴다면 피해자의 권리구제는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구속사건의 처리가 지연되면 피의자의 신속한 절차를 받을 권리와 신체의 자유도 침해될 수 있습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상호 견제로 작동하지 않고 책임의 분산으로 이어진다면 제도 개정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5. 피해자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사건을 완성해야 합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에는 피해자와 고소인 측의 대응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과거에는 경찰에서 수사가 부족하더라도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뒤 검사에게 추가 자료를 제출하거나 직접 보완수사를 요청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검사가 추가 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경찰에 다시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합니다.
따라서 피해자는 경찰 수사 단계부터 범죄 성립에 필요한 사실과 증거를 충분히 제출해야 합니다.
고소장에는 단순히 억울한 사정이나 피해 경위를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범죄의 각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 무엇인지, 이를 뒷받침하는 계약서·계좌내역·메시지·녹취·통화내역·참고인 진술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연결하여 정리해야 합니다.
수사기관이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자료가 있다면 그 자료가 왜 필요하고 어떤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지도 명확히 설명해야 합니다.
경찰이 확보하지 못한 증거를 검찰 단계에서 당연히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대응은 앞으로 더욱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6. 피의자는 첫 경찰 조사부터 실질적인 방어를 시작해야 합니다
피의자 측에서도 경찰 수사 단계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검찰의 직접수사가 폐지되면 동일한 내용으로 경찰과 검찰에서 반복적으로 조사받는 부담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경찰에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와 제출된 증거가 기소 여부 판단의 핵심 자료가 됩니다.
경찰 조사에서 불리한 추측성 진술을 하거나 핵심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검찰 단계에서 이를 다시 직접 해명할 기회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피의자는 첫 조사 전에 혐의의 구체적인 내용, 범죄 성립요건, 수사기관이 확보한 것으로 예상되는 증거, 자신에게 유리한 객관적 자료를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구속 가능성이 있는 사건에서는 경찰 수사 초기부터 구속 필요성이 없다는 점과 범죄혐의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검찰에 송치되면 다시 설명하면 된다”는 방식으로 경찰 조사에 대응해서는 안 됩니다.
7. 변호사의 역할은 사건 초기로 이동하게 됩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변호인의 역할도 검찰 송치 이후보다 경찰 수사 초기 단계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고소장을 작성하는 단계부터 수사기관이 그대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범죄사실과 증거관계를 구조화해야 합니다.
피의자 측 변호인은 첫 경찰 조사 전에 피의자의 진술 방향과 제출자료를 정리하고, 조사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질문이 어떤 법적 쟁점과 연결되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뒤에도 단순히 선처나 억울함을 주장하는 의견서만 제출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경찰 수사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검사가 어떤 사항에 관하여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참고인을 추가로 조사해 달라”는 식의 추상적인 요구보다는 다음과 같이 보완수사의 대상과 목적을 명확하게 특정해야 합니다.
계약 당시 피의자의 변제 의사와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계약 체결 전후의 계좌내역, 자산상태, 피해금 사용처 및 관련 참고인의 진술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검사가 직접 증거를 보완할 수 없는 구조에서는 변호인이 사건의 핵심 쟁점과 필요한 수사사항을 정확히 분석하여 수사기관에 제시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8. 제도의 성패는 후속 절차에 달려 있습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은 형사사법제도에 관한 하나의 정책적 선택입니다.
중요한 것은 보완수사권 폐지 자체가 아니라, 그 권한이 사라진 자리를 어떠한 절차와 책임체계로 채우는가입니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한 경우 경찰이 언제까지 이행해야 하는지, 구속사건은 어떤 방식으로 우선 처리할지, 보완수사가 미흡한 경우 어떤 통제수단을 둘 것인지가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합니다.
경찰이 보완수사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때 이를 강제하거나 시정할 수 있는 실효적인 장치도 필요합니다.
경제범죄, 의료사건, 건설사건, 산업재해 사건 등 전문성이 필요한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 인력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검찰 역시 직접수사를 하지 않더라도 경찰의 수사기록을 면밀히 검토하고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인력과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기관 간 전자기록 공유와 신속한 사건관리 시스템도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상호 견제가 아니라 사건 지연과 책임 회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주요 쟁점 Q&A
Q1.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검사는 형사사건을 전혀 수사할 수 없나요?
개정법 시행 이후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할 수 없고, 필요한 경우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됩니다.
따라서 검사는 사건기록을 검토하여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지만, 직접 피의자나 참고인을 조사하거나 부족한 증거를 스스로 수집하는 역할은 담당하지 않게 됩니다.
Q2. 보완수사권과 보완수사요구권은 어떻게 다른가요?
보완수사권은 검사가 직접 피의자나 참고인을 조사하거나 추가 자료를 확보하여 부족한 수사를 보충하는 권한입니다.
반면 보완수사요구권은 검사가 경찰에 특정 사항을 추가로 조사하도록 요구하는 권한입니다.
검사가 직접 간단히 확인하면 될 사안도 경찰에 다시 요구하고 그 결과를 기다려야 하므로, 사건 처리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Q3. 경찰 수사가 부족한 경우 검사는 어떻게 하나요?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좌추적이 충분하지 않거나, 주요 참고인이 조사되지 않았거나, 피의자의 고의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는 필요한 수사사항을 특정하여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하게 됩니다.
경찰이 보완수사를 마친 뒤 그 결과를 다시 보내면 검사는 추가된 기록을 토대로 기소 여부를 판단합니다.
Q4. 경찰이 보완수사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경찰의 보완수사가 충분하지 않다면 검사가 다시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절차가 반복되면 사건 처리가 장기화되고, 구속사건에서는 법정 구속기간 내에 수사를 마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결국 검사는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만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거나, 피의자를 석방한 뒤 불구속 상태에서 추가 수사를 진행해야 할 수 있습니다.
Q5. 구속된 피의자가 석방되는 사건이 늘어날 수 있나요?
그 가능성은 있습니다.
구속사건은 정해진 구속기간 안에 수사와 기소 여부 판단을 마쳐야 합니다. 검사가 직접 부족한 수사를 보완하지 못하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면, 사건 재배당과 추가 조사, 기록 재송부에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보완수사가 구속기간 안에 완료되지 않으면 피의자를 석방한 뒤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계속해야 하는 사건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석방 건수가 얼마나 늘어날지는 보완수사 처리기한과 기관 간 사건 전달체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현재 단계에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Q6. 수사가 늦어졌다는 이유로 구속기간을 늘릴 수 있나요?
단순히 보완수사가 늦어졌다는 사정만으로 구속기간을 임의로 연장할 수는 없습니다.
수사기관은 법률이 정한 구속기간 안에 수사를 마치고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구속사건에 대한 별도의 신속처리 체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보완수사권 폐지가 피의자의 신병 처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Q7.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불기소처분이 늘어날 수 있나요?
가능성은 있지만 확정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경찰이 추가 수사를 충분히 했다면 혐의를 입증할 수 있었던 사건이라도, 보완수사가 미흡하면 검사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경찰 수사의 완결성과 전문성이 높아지고 보완수사요구가 충실하게 이행된다면 불기소율에 큰 변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Q8. 기소된 사건의 무죄율도 높아질 수 있나요?
수사가 충분하지 않은 사건이 기소된다면 공판 과정에서 증거 부족이 드러나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검사가 증거가 부족한 사건을 엄격하게 불기소한다면 기소사건의 무죄율에는 큰 변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무죄율 상승 역시 제도 시행 이후의 통계를 확인해야 할 문제이며, 현재로서는 가능성의 하나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Q9. 이번 개정은 피해자에게 유리한가요?
반드시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 수사기관에 대한 견제가 강화될 수 있지만, 경찰 수사가 부족한 경우 검찰 단계에서 이를 직접 보완하기 어려워집니다.
피해자는 경찰 수사 단계부터 범죄 성립에 필요한 사실과 증거를 충분히 제출해야 하며, 검찰에서 부족한 수사가 모두 보완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Q10. 피해자는 고소 단계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단순히 피해 사실을 서술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범죄의 각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을 구분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계약서, 계좌내역, 메시지, 녹취, 통화내역, 참고인 진술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수사기관이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자료가 있다면 어떤 자료가 필요하고 그 자료가 어떤 사실을 입증하는지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11. 피의자는 언제부터 변호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나요?
첫 경찰 조사 전부터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폐지되면 경찰에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와 경찰 단계에서 제출한 자료가 기소 여부 판단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불리한 진술을 한 뒤 검찰 단계에서 다시 충분히 설명하거나 바로잡을 기회가 줄어들 수 있으므로, 초기부터 진술 방향과 제출자료를 면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Q12. 경찰 조사에서 한 진술을 검찰 단계에서 다시 설명할 수 없나요?
검찰에 의견서와 자료를 제출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검사가 직접 피의자를 조사하여 진술의 취지를 확인하거나 새로운 사실을 수사하는 절차는 제한됩니다.
따라서 경찰 조사에서 이루어진 진술을 나중에 바로잡는 것보다 첫 조사부터 정확하게 진술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Q13.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뒤 변호인은 무엇을 해야 하나요?
단순히 선처나 억울함을 주장하는 의견서만 제출해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경찰 수사에서 누락된 부분이 있다면 어떤 사실을 추가로 조사해야 하는지, 어떤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지, 그 수사가 기소 여부 판단에 왜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검사가 직접 수사할 수 없는 만큼 변호인이 필요한 보완수사 사항을 구조화하여 제시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Q14. 경제범죄나 건설·의료사건도 영향을 받을 수 있나요?
전문성이 필요한 사건일수록 영향이 클 수 있습니다.
사기, 횡령, 배임, 건설, 의료, 산업재해 사건은 단순한 진술 확인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계좌분석, 계약관계, 전문자료 및 감정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의 수사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가 직접 보완하지 못하면 사건의 핵심 쟁점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을 위험이 있습니다.
Q15. 이번 개정으로 피의자의 기본권 보호가 강화되나요?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모두 담당하지 않게 된다는 점에서는 권한 집중을 완화하고 반복수사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완수사가 지연되거나 기관 사이에 책임이 분산되면 구속 피의자의 신속한 절차를 받을 권리가 침해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했다는 사실만으로 기본권 보호가 자동으로 강화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Q16. 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보완수사요구의 처리기한과 이행절차를 명확하게 정해야 합니다.
구속사건은 우선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별도의 체계가 필요하고, 경찰이 보완수사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수단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경찰의 전문수사 역량, 검사의 기록검토 역량, 기관 간 전자기록 공유와 신속한 사건관리 시스템이 함께 구축되어야 합니다.
Q17. 형사사건 당사자가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앞으로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사실상 사건의 방향이 결정될 가능성이 더욱 커집니다.
피해자는 고소 초기부터 범죄사실과 증거를 완결성 있게 제출해야 하고, 피의자는 첫 조사부터 실질적인 방어를 준비해야 합니다.
“부족한 부분은 검찰에서 다시 설명하면 된다”는 방식의 대응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론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는 단순히 검찰의 권한 하나를 줄이는 문제가 아닙니다.
경찰 수사, 검사의 기소 판단, 구속 피의자의 신병 처리, 피해자의 권리구제와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 방식까지 형사사법절차 전반을 바꾸는 제도 변화입니다.
앞으로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사건의 사실관계와 증거를 충분히 정리하지 못하면 검찰 단계에서 이를 바로잡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피해자는 고소 초기부터 범죄 구성요건과 입증자료를 체계적으로 제출해야 하고, 피의자는 첫 경찰 조사부터 실질적인 방어를 시작해야 합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제도로 정착할지, 아니면 사건 지연과 책임 분산을 초래할지는 향후 마련될 보완수사 절차와 실제 운영에 달려 있습니다.
제도의 명칭보다 중요한 것은 필요한 수사가 적시에 이루어지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기관이 명확하게 존재하는지 여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