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핵심 요약 (3줄 정리)
아동학대처벌법 제34조 제1항("피해아동이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한다")은, 법 시행일(2014. 9. 29.) 전에 끝난 범행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새로 시작'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진행을 '장래를 향하여 정지'시키는 조항으로 해석됩니다(대법원 2016도7273, 2020도3694, 2020도8444).
따라서 범행 종료일부터 법 시행일까지 흐른 기간은 그대로 계산에 포함되고, 피해자가 성년이 된 날부터는 남은 기간만 진행합니다.
KY파트너스가 수행한 2008년 범행·2025년 기소 사건에서, 법원은 변호인 의견서의 해석과 계산을 받아들여 2019년 11월경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고 1심 면소 판결(형사소송법 제326조 제3호)을 선고했습니다.
1. 아동학대 공소시효, 왜 일반 범죄와 다른가요?
일반 범죄의 공소시효는 범죄행위가 끝난 때부터 진행합니다(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 그런데 아동학대범죄는 피해아동이 어려서 스스로 피해를 알리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2014년 제정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은 제34조 제1항에서 다음과 같이 정했습니다.
"아동학대범죄의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52조에도 불구하고 해당 아동학대범죄의 피해아동이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한다."
이 법은 2014. 9. 29.부터 시행되었고, 부칙은 시행 시기만 정했을 뿐 소급적용에 관한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법 시행 전에 끝난 범행에는 이 조항을 어떻게 적용하는가"라는 문제가 생깁니다.
2. 대법원의 해석 – '기산점 변경'이 아닌 '장래를 향한 정지'
대법원은 공소시효 특례조항을 신설하면서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경우, 헌법상 적법절차원칙과 소급금지원칙의 정신에 따라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5도1362, 2015전도19 판결).
이를 바탕으로 대법원은 아동학대처벌법 제34조 제1항이 "완성되지 아니한 공소시효의 진행을 일정한 요건 아래에서 장래를 향하여 정지시키는 것"이라고 판시해 왔습니다.
이 법리를 확인한 주요 대법원 판례는 다음 세 건입니다.
① 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6도7273 판결 법 시행일 당시 범죄행위는 끝났지만 공소시효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아동학대범죄에도 제34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면소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②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20도3694 판결 같은 법리를 다시 확인하면서, 이 조항의 취지는 피해아동이 성년이 되기 전에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처벌을 면하는 것을 막는 데 있다고 밝혔습니다.
③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0도8444 판결 법 시행일 전에 이미 피해아동이 성년에 달했다면 공소시효는 정지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면소 판결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정지'는 이미 흐른 기간을 그대로 두고 사유가 끝난 뒤 남은 기간만 진행시키는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도 현행 형사소송법은 처음부터 다시 진행하는 '시효 중단'을 인정하지 않고 '시효 정지'만 규정한다고 확인했습니다(헌법재판소 2017. 11. 30. 선고 2016헌바157 결정).
3. 공소시효 계산 공식
법 시행 전에 끝난 아동학대범죄의 공소시효는 다음 순서로 계산합니다.
공소시효 기간 확정: 범행 당시 적용 법률의 법정형 기준(예: 구 아동복지법상 5년 이하 징역 →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7년)
1차 진행 기간: 범행 종료일 ~ 2014. 9. 29.
시효 완성 여부 확인: 1차 진행 기간이 이미 시효 기간을 넘었다면 이미 완성(정지 대상 아님)
정지 기간: 2014. 9. 29. ~ 피해자가 성년(만 19세)이 되기 전날 (시행일 당시 이미 성년이면 정지 없음)
잔여 기간 진행: 성년이 된 날부터 '시효 기간 – 1차 진행 기간'만큼
기소일과 비교: 기소일이 완성 시점 이후라면 면소(형사소송법 제326조 제3호)
4. 실제 사례 – 2008년 범행, 2025년 기소, 1심 면소
KY파트너스가 변호한 사건의 피고인은 2008년경 친척 아동을 양육하면서 상습적으로 신체적·정서적 학대와 방임을 했다는 혐의(구 아동복지법위반)로 2025년에 기소되었습니다.
검찰의 주장: 제34조 제1항은 '기산점 변경'이므로 피해자가 성년이 된 2018년부터 7년이 새로 진행 → 2025년 기소는 유효
변호인의 주장: 제34조 제1항은 '정지' 조항이므로 공소시효는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범행 종료(2008년 가을)부터 법 시행일(2014. 9. 29.)까지 약 5년 11개월이 진행되었습니다.
법 시행일부터 피해자가 성년이 된 2018년까지는 공소시효가 정지되었습니다.
피해자가 성년이 된 뒤에는 7년 중 남은 약 1년 1개월만 진행합니다.
따라서 공소시효는 2019년 11월경 완성되었고, 2025년 기소는 시효 완성 후의 기소입니다.
변호인은 1차 의견서에서 위 계산과 함께 같은 법리로 면소를 선고한 전국 하급심 판결 5건(부산지방법원, 서울동부지방법원, 울산지방법원, 의정부지방법원 등)을 참고자료로 제출했습니다. 검찰이 반박 의견서에서 문언론, 성폭력처벌법과의 균형론, 입법 누락론, 부진정소급론을 내세우자, 2차 의견서에서 대법원 판례와 죄형법정주의를 근거로 항목별로 재반박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제34조의 문언·취지·입법 목적과 특례조항 소급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이 조항이 '장래를 향한 정지' 조항이라고 보고(대법원 2020도3694 등 참조), 변호인 의견서와 같은 계산으로 2019년 11월경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사가 근거로 든 성폭력처벌법 관련 대법원 판결은 적용 법률이 다르고 사실관계도 달라 원용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피고인은 면소"가 선고되었습니다.
판결의 판단 이유는 ① 공소시효 기간 확정 ② 조문 표제와 문언 ③ 경과규정 부재 ④ 장래를 향한 정지 법리 ⑤ 기간 계산 ⑥ 검사 원용 판례 배척 ⑦ 면소 결론의 순서로 구성되었고, 각 단계는 변호인 의견서의 주장과 대응합니다. 특히 ⑤의 계산 결과는 의견서와 같았습니다.
실제 수행사건을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이며, 구체적 결과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위 판결은 1심 판결입니다.
5. 성폭력처벌법과는 왜 결론이 다른가요?
성폭력처벌법도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의 공소시효를 피해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하도록 정하고 있어 문언이 비슷합니다. 그러나 성폭력처벌법은 부칙에 "이 법 시행 전에 행하여진 성폭력범죄로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 것에 대하여도 적용한다"는 명시적 경과규정을 두었습니다.
아동학대처벌법에는 이런 규정이 없습니다. 경과규정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소급효를 정당화하는 실질적 근거이므로, 그 유무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6. 이 사건이 보여주는 것
오래된 사건일수록 사실관계보다 공소시효 계산이 먼저입니다.
공소시효는 사안의 경중과 관계없이 적용되는 절차적 보장입니다. 시효가 완성되었다면 법원은 실체 심리 없이 면소를 선고해야 합니다.
법리 다툼의 결과는 판례와 하급심 흐름을 얼마나 정확히 짚어 재판부에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2014년 9월 29일 이후의 아동학대 범죄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나요?
A1. 아닙니다.
법 시행 후의 아동학대범죄는 처음부터 피해아동이 성년에 달한 날부터 공소시효가 진행합니다. '정지' 계산이 문제되는 것은 법 시행 전에 범행이 끝났고 시행일 당시 시효가 아직 남아 있던 사건입니다.
Q2. 법 시행일 당시 피해자가 이미 성년이었다면 어떻게 되나요?
A2. 공소시효가 정지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시행일 전에 이미 피해아동이 성년에 달한 경우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0도8444 판결). 이 경우 범행 종료일부터 일반 원칙대로 계산합니다.
Q3. 면소 판결이 선고되면 사건은 완전히 끝나나요?
A3. 확정되면 끝납니다.
면소 판결도 검사가 항소할 수 있으므로, 상소기간이 지나거나 상급심에서 유지되어 확정되어야 사건이 종결됩니다. 확정된 면소 판결이 있으면 같은 사건으로 다시 기소할 수 없습니다.
더 궁금한 점은 상담을 통해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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