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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일죄와 누범기간의 기산 — 대법원 2026도11621 판결

누범가중은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3년이라는 기간을 요건으로 한다. 범행이 한 시점에 끝난다면 이 요건의 충족 여부는 범행일과 집행 종료일을 대조하는 것으로 정해진다. 그러나 범행이 일정 기간 계속되어 그 기간이 집행 종료일을 걸치는 경우에는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지가 문제 된다.

대법원은 2026. 9. 23. 선고한 2026도11621 판결에서 이 문제를 다시 다루었다. 포괄일죄의 일부가 누범기간 안에 있으면, 나머지가 누범기간이 시작되기 전의 행위이더라도 전부가 누범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누범의 요건은 전과의 종류와 기간, 두 가지입니다

형법 제35조 제1항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사람을 누범으로 처벌하도록 한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누범의 형은 그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한다.

가중되는 것은 처단형의 상한이다. 선고형은 그 범위 안에서 양형 사정에 따라 정해진다. 누범기간의 기산점이 판결 확정일이나 출소일이 아니라 집행의 종료 또는 면제라는 점도 조문상 분명하다.

대법원은 범행 전부를 누범으로 본 원심을 수긍했습니다

판례속보에 따르면 피고인은 2024. 4. 26. 및 2024. 5. 26. 형의 집행이 종료되었고, 피해자를 기망하여 2024. 2. 6.부터 2024. 5. 31.까지 합계 2,30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다. 범행의 시기(始期)가 집행 종료일보다 앞선다.

원심(서울북부지방법원 2026. 7. 7. 선고 2026노222 판결)은 이 사기죄에 누범가중을 하였다. 대법원은 포괄일죄가 여러 개의 행위가 포괄적으로 한 개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여 하나의 죄를 구성하는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일부 범행이 누범기간 내에 이루어진 이상 나머지 범행이 누범기간 이전 또는 이후에 이루어졌더라도 그 범행 전부가 누범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상고를 기각하였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비추어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보았다.

종전 법리를 누범기간 '이전'의 범행에까지 확인한 판결입니다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도14135 판결은 포괄일죄의 일부 범행이 누범기간 내에 이루어진 이상 나머지 범행이 누범기간 경과 후에 이루어졌더라도 전부가 누범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범행의 종기가 누범기간 밖에 있는 경우였다.

이번 판결은 범행의 시기가 누범기간 밖에 있는 경우를 다루면서 "이전 또는 이후"라는 표현으로 두 경우를 함께 정리하였다. 죄가 하나인 이상 누범 여부도 하나로 평가된다는 논리는 같다.

죄수 판단이 누범 판단에 앞섭니다

이 법리의 전제는 여러 행위가 포괄일죄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위 2011도14135 판결에 따르면, 동일 죄명에 해당하는 수개의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하에 일정 기간 계속하여 행하고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에는 포괄일죄가 되고,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범행방법이 동일하지 않은 경우에는 실체적 경합범이 된다.

실체적 경합범으로 평가되면 누범 요건은 죄별로 살피게 된다. 따라서 공소사실이 범행 일시를 어떻게 특정하고 여러 행위를 몇 개의 죄로 구성하였는지는 처단형의 범위와 직결된다. 이 부분은 이번 판결이 직접 판단한 것이 아니라 누범 요건의 구조에 따른 설명이다.

집행유예 결격은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한다. 결격기간은 판결 확정 시부터 시작하므로 누범기간보다 넓다.

형의 집행 중에 범한 죄는 누범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집행유예 결격에는 해당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은 이 점을 판단하지 않았으나, 형 집행 종료 전후의 범행에서는 두 요건을 각각 확인하여야 한다.

맺음말

이번 판결은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것이지만, 형 집행 종료 전에 시작된 범행에 대해서도 포괄일죄인 이상 전부 누범가중이 된다는 점을 명시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누범 여부가 문제 되는 사건에서는 전과의 집행 종료일, 범행 일시, 죄수를 함께 검토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