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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맺은 투자약정을 묶어 한 투자자가 청구할 수 있는가 ― 개발사업 투자금 반환 소송과 당사자적격

개발사업에서는 시공권 부여를 조건으로 여러 투자자에게서 사업비를 받는 일이 흔합니다. 사업이 지연되면 투자자 가운데 한 사람이 다른 투자자의 몫까지 합쳐 반환을 청구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때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청구의 당부가 아니라 청구인의 자격입니다.

정동욱 변호사가 시행사와 그 대표이사를 대리한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2025. 8. 12. 선고 투자금반환 사건에서, 법원은 투자금 35억 원과 손해배상금 15억 원, 합계 50억 원의 연대 지급 청구에 대해 소를 각하하였습니다.

1. 사안의 개요

시행사는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세 투자자와 각각 별도의 투자약정을 체결하였습니다. 한 건설회사와는 토지 계약금 30억 원에 관한 약정을, 다른 건설회사의 대표 개인과는 5억 원, 그 건설회사와는 10억 원에 관한 약정을 맺었습니다.

약정에는 투자자를 시공사로 정한다는 내용, 담보신탁 시 우선수익권을 설정한다는 내용, 시공사로 선정되지 않으면 협의하여 투자금을 반환한다는 내용, 시행사 대표이사의 연대책임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소송은 세 번째 약정의 당사자인 건설회사가 세 투자자 몫을 합산하여 제기하였습니다.

2. 공동으로 투자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민법상 조합이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원고는 세 투자자가 공동수급체로서 민법상 조합에 해당하고, 원고가 대표로서 임의적 소송신탁을 받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임의적 소송신탁은 변호사대리의 원칙이나 소송신탁 금지를 잠탈하지 않고 이를 인정할 합리적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허용된다는 대법원 판례의 기준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어 ① 약정상 공동시공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있을 뿐 실제 공동시공사로 선정된 바 없는 점, ② 세 투자자가 각각 별도로 약정을 체결하였고 공동투자자라는 기재가 없는 점, ③ 투자금 일부를 다른 투자자 명의로 지급한 것은 지급방법을 정한 것에 불과한 점을 들어 조합 관계를 부정하였습니다. 원고가 각 투자자의 개별 채권을 예비적으로도 주장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되었습니다.

3. 정지조건부 도급계약만으로 시공사가 선정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법원은 소가 적법하다고 가정하더라도 청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시행사가 다른 건설회사와 체결한 도급계약은 사업구조를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으로 하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고 있었고, 그 전제인 신탁회사와 PF 대주단은 2024. 5.까지도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해제 주장 당시 시공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보아, 시공사 미선정을 전제로 한 해제와 반환 조건 성취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습니다.

합의해제와 손해배상 합의 주장에 대해서도, 녹취록 전체의 취지상 반환 일정을 논의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4. 결과를 가른 판단

이 사건의 결론은 청구 구조의 약점을 본안에 앞서 문제 삼은 데서 출발하였습니다. 다수 투자자의 채권을 한 사람이 합산하여 청구하는 경우, 투자약정의 체결 방식과 문언이 당사자적격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또한 상대방이 내세운 '제3자 시공사 선정'에 대하여 도급계약의 정지조건과 PF 진행 경과를 대조함으로써, 계약서의 존재와 그 효력 발생을 구별하여 판단받을 수 있었습니다.

5. 분쟁 초기에 갖춰야 할 자료와 검토 사항

자료로는 투자자별 투자약정서, 투자금 입금 명의와 내역, 도급계약서와 조건 조항, 신탁계약서와 우선수익권 설정 내역, 브릿지대출·PF 약정과 만기 연장 계약, 내용증명과 협의 녹취·메시지를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초기 검토에서는 청구인이 권리 주체인지, 투자자 사이에 별도의 공동사업 약정이 있는지, 시공사 선정이 확정적인지 조건부인지, 반환 조건이 성취되었는지, 해제·합의를 뒷받침하는 서면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결론은 대개 약정 문언과 조건 조항, 그리고 합의를 입증할 서면의 유무에서 갈립니다.

Q&A

Q. 투자자들이 한 사업에 함께 투자하면 당연히 조합이 되는 것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민법상 조합은 상호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어야 성립합니다. 각자 시행사와 별도로 약정을 맺은 경우에는 조합 관계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Q. 조건부 도급계약이 체결되었다면 기존 투자자의 시공권은 상실된 것인가요?

A. 조건이 성취되지 않은 이상 시공사가 확정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조건의 내용과 성취 여부를 먼저 확인하여야 합니다.

Q. 각하 판결을 받은 투자자는 어떻게 다툴 수 있나요?

A. 각자의 투자약정에 기한 채권을 권리 주체가 직접 주장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반환 조건의 성취나 채무불이행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점은 마찬가지입니다.

맺음말

개발사업 투자금 분쟁에서는 청구 금액보다 청구의 구조와 계약 조건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누가 어떤 약정에 근거하여 청구하는지, 상대방이 내세우는 사정이 법적으로 효력을 갖는지를 차례로 따지는 것이 분쟁 대응의 출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