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목록으로

성범죄 고소가 불송치·무죄로 끝나면 무고죄가 되나요? — 대법원 2026. 10. 8. 선고 2026도1865 판결로 본 무고죄 판단 기준

이 글의 핵심 요약 (3줄 정리)

  1. 무고죄(형법 제156조)는 신고 내용이 허위라는 점이 적극적으로 증명되어야 성립하며, 성범죄 신고가 불송치·불기소·무죄로 끝났다는 사실만으로는 무고가 되지 않습니다.

  2. 대법원은 2026도1865 판결에서 강간죄는 폭행·협박을 요건으로 하므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와 강간죄 성립이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고 보고,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강간으로 신고했다가 무혐의가 나더라도 쉽사리 무고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습니다.

  3. 다만 같은 판결에서 객관적 근거 없이 막연한 추측으로 덧붙인 영상 반포 고소 부분은 무고의 고의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1. 무고죄란 무엇인가요?

형법 제156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 상대방이 처벌받게 할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여야 합니다.
셋째, 신고자에게 허위라는 인식, 즉 무고의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이 고의는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합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둘째와 셋째 요건입니다.

2. 사건의 개요

고소인은 교제하던 남성을 상대로 두 가지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하나는 클럽에서 남성이 술에 약물을 타 고소인을 항거불능 상태로 만든 뒤 세 차례 강간했다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남성이 고소인의 신체 촬영물을 지인에게 반포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경찰은 모발 감정에서 약물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남성의 휴대전화에서도 반포 내역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두 고소 모두 불송치했습니다. 이후 남성이 무고로 고소했고 고소인이 기소되었습니다.

1심은 영상 반포 부분은 유죄, 강간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2심은 고소인이 사건 이후에도 항의 없이 연인관계를 유지하고 함께 여행을 가는 등 평범한 연인관계를 이어갔다는 점 등을 들어 강간 부분까지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강간 부분에 관한 원심 판단이 잘못되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습니다.

3. 영상 반포 고소 부분 — 막연한 추측에 의한 고소는 무고

대법원은 무고죄의 고의는 확정적 고의일 필요가 없고, 진실하다는 확신 없는 사실을 신고한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0. 7. 4. 선고 2000도1908, 2000감도62 판결,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도3413 판결 등).

고소인은 수사기관에서 남성이 영상을 반포했는지 알 수 없지만 평소 행실에 비추어 그랬을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대법원은 객관적·구체적 근거 없이 막연한 추측만으로 고소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이 부분 무고의 고의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4. 강간 고소 부분 — 허위라는 적극적 증명이 없다

대법원은 다음 법리를 바탕으로 강간 부분의 유죄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첫째, 허위라는 점은 적극적으로 증명되어야 하고,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무고죄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1984. 1. 24. 선고 83도1401 판결 등). 신고 내용 일부가 사실과 다르더라도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정황을 과장한 데 불과하다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대법원 1996. 5. 31. 선고 96도771 판결,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1도2656 판결 등).

둘째,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으므로, 진정한 피해자라면 마땅히 이렇게 하였을 것이라는 기준으로 신고자의 변소를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됩니다(대법원 2021도2656 판결 등).

셋째, 성폭행 신고에 대해 불기소처분이나 무죄판결이 내려졌다고 하여 그 자체를 무고의 적극적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등).

넷째, 이번 판결에서 새롭게 제시된 기준으로,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요건으로 하므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여부와 형사상 범죄 성립 여부가 항상 일치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원하지 않는 성관계로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다는 점에 착안해 강간으로 신고했다가 불기소나 무죄가 나더라도 쉽사리 무고로 단정해서는 안 되고, 당사자의 관계, 신고 경위, 증명되지 않은 부분이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판단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5. 대법원이 구체적으로 고려한 사정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다음 사정들을 들어 강간 고소가 허위라는 적극적 증명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첫째, 불송치 결정은 소극적 증명의 근거일 뿐 허위를 단정할 근거가 아닙니다.

둘째, 고소인은 당시 남성과의 혼인을 희망했기 때문에 교제 중에는 문제 삼지 않았다고 설명했고, 이는 수긍할 수 있습니다. 사건 후에도 연인관계를 유지한 대응이 피해 주장과 양립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반면 남성은 교제 중 나이, 혼인 경력, 자녀 유무 등 주요 신상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알렸습니다.

셋째, 고소인은 확신을 가지고 고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건 직후 남성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고소 약 6개월 전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서 같은 피해를 호소했으며, 변호사 상담을 거쳐 고소했고, 고소장을 내면서 스스로 모발 등에 대한 감정을 먼저 요청했습니다.

넷째, 약물로 항거불능 상태에 빠뜨렸다는 부분이 증명되지 않아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남성이 지속적으로 클럽 방문을 요구한 점, 고소인이 그곳에서의 성관계를 꺼린다는 뜻을 밝혀온 점, 제3자가 결부된 성행위에 대해 고소인이 강하게 항의하고 남성이 사과한 점 등에 비추어, 그곳에서 이루어진 성행위가 고소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무고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강간 부분과 영상 반포 부분은 일죄 관계에 있어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되었습니다.

6. 실무상 시사점

성범죄를 신고하려는 분은 직접 경험한 사실을 중심으로 고소장을 작성하고, 확인되지 않은 추측을 별도의 범죄사실로 덧붙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같은 고소장 안에서도 근거 없는 추측 부분은 무고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성범죄 고소 후 무고로 고소·기소된 분은 불송치나 무죄 결론만으로 무고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출발점으로, 사건 직후의 반응, 진료·상담 기록, 고소 경위, 스스로 진상 규명을 요청한 사정 등 확신을 가지고 고소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를 정리해야 합니다.

허위 고소를 당해 무고 고소를 고려하는 분은 내 사건이 증거 부족으로 끝났다는 것을 넘어, 고소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객관적 자료와 고소인의 고의를 보여주는 자료를 확보한 뒤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사건은 환송 후 원심에서 다시 심리·판단될 예정입니다. 무고죄는 성범죄 사건의 법리와 증거 판단이 함께 얽히는 분야이므로, 최신 대법원 판례의 흐름을 정확히 짚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성범죄 고소가 불송치되면 무고죄가 성립하나요?

A1. 그것만으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불송치는 고소 내용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소극적 판단에 불과합니다. 대법원은 불기소나 무죄 자체를 무고의 적극적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되며, 허위라는 점이 별도로 적극 증명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Q2. 고소 내용 일부가 사실과 다르면 무고인가요?

A2. 중요한 부분인지에 따라 다릅니다.

범죄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정황 과장에 불과하다면 무고가 아닙니다. 그러나 객관적 근거 없이 별도의 범죄사실을 추측으로 덧붙였다면, 그 부분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무고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3. 무고죄로 기소된 후 잘못을 인정하면 처벌이 줄어드나요?

A3. 감경 또는 면제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157조, 제153조에 따라 무고한 사건의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하거나 자수하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합니다. 다만 실제로 허위 신고가 아니었다면 자백할 일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다퉈야 하므로, 사실관계를 먼저 정확히 검토해야 합니다.

더 궁금한 점은 상담을 통해 도와드리겠습니다.

📞 상담 문의 : 032-561-3190 📍 오시는 길 : 인천 서구 이음4로 6, 405호 (공동법률사무소 KY파트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