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국내에서 개최된 대규모 골프 대회의 관람객 수송, 주차장 관리, 교통 관리 등 현장 운영 업무를 총괄하는 담당자였습니다.

가해자는 대회 전일 임시주차장에서 걸어가던 중 넘어져 다친 일에 대한 대회 운영 관계자들의 조치가 미흡하다는 불만을 품고, 다음 날 자신의 차량으로 관람객 운송용 셔틀버스의 진행경로를 가로막아 약 15분간 셔틀버스 운행을 저지하였습니다.

이후 가해자는 셔틀버스 앞을 가로막고 있던 차량을 출발시키면서, 차량 앞에 서 있던 의뢰인의 왼쪽 다리를 앞 범퍼로 충격하여 넘어지게 하였고, 의뢰인은 이로 인해 약 6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손목과 무릎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초기 수사 단계에서 이 사건을 특수폭행으로 입건하였습니다. 차량이 저속으로 움직이며 가볍게 접촉한 것으로 보아 상해에 이르렀는지 불분명하다는 취지였습니다. 이에 의뢰인은 저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여 죄명 자체를 바로잡는 작업에 착수하였습니다.

사건의 쟁점

특수폭행과 특수상해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였다는 점은 같지만, 상해의 결과가 인정되는지에 따라 법정형이 크게 달라집니다. 특수폭행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형이 가능한 반면, 특수상해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벌금형 자체가 없습니다. 가해자의 처벌 수위는 물론 이후 합의 과정에서의 협상력에도 결정적인 차이가 생기는 지점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① 차량 범퍼로 다리를 충격당하고 넘어진 행위로 인해 실제 상해가 발생하였는지, ② 그 상해와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등이었습니다.

특히 이 사건은 수사기관이 이미 특수폭행으로 죄명을 정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단순히 진단서를 제출하는 것만으로는 죄명이 바뀌지 않는다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변론 전략

① 상해의 발생 자체를 객관적 자료로 확정했습니다.

사고 직후부터의 진료 기록, 영상검사 결과, 처방 내역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여 제출하였습니다. 단순히 진단서 한 장을 내는 것이 아니라, 사고 이전에는 정상적으로 현장 근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는 점, 사고 직후부터 통증을 호소하며 곧바로 병원에 내원하였다는 점, 이후 치료가 연속적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함께 제시하여 기왕증이나 다른 원인이 개입할 여지가 없음을 밝혔습니다.

② 충격의 태양을 구체적으로 특정했습니다.

현장 영상과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지해 있던 차량이 출발하면서 차량 앞에 서 있던 의뢰인의 왼쪽 다리를 앞 범퍼로 충격하였고 그로 인해 의뢰인이 넘어졌다는 경위를 구체적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단순한 접촉이 아니라 넘어짐이라는 2차 충격까지 발생한 사안이라는 점을 부각하여, 손목과 무릎에 상해가 발생한 경위가 자연스럽게 설명되도록 하였습니다.

③ 상해의 법리적 개념을 정리하여 죄명 변경의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상해는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을 의미하고, 치료를 요하는 정도의 염좌 및 긴장은 명백히 이에 해당한다는 법리를 판례와 함께 정리하였습니다. 나아가 위험한 물건인 자동차를 이용한 이상 특수상해로 의율되어야 함을 조문 구조에 따라 설명하였습니다.

④ 수사관을 상대로 반복적인 설명과 자료 보완을 거쳤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입니다. 이미 특수폭행으로 입건되어 수사가 진행되던 사안에서 죄명을 바꾸려면, 서면 한 번으로는 부족합니다. 저희는 의견서를 제출한 후에도 수사관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상해 부분에 대한 의문점을 하나씩 해소하였고, 추가로 요구되는 의무기록과 자료를 신속하게 보완 제출하였습니다. 또한 특수폭행으로 의율할 경우 실제 발생한 6주 이상의 상해 결과가 사건에 전혀 반영되지 못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결과

수사기관은 저희가 제출한 의견서와 보완 자료를 검토한 결과, 당초 특수폭행으로 입건되었던 부분을 약 6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가 발생한 특수상해로 죄명을 변경한 뒤 검찰에 송치하였습니다.

형사사건에서 피해자 측이 놓치기 쉬운 부분이 바로 이 '죄명'입니다. 수사 초기에 정해진 죄명은 그대로 굳어지는 경우가 많고, 일단 특수폭행으로 송치되면 이후 단계에서 이를 바로잡기는 훨씬 어려워집니다. 특히 상해 여부가 다투어지는 사건에서는 진단서를 제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상해의 발생과 인과관계, 충격의 태양, 적용 법조를 하나의 논리로 엮어 수사기관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 사건은 그러한 초기 대응이 실제로 죄명과 처벌 수위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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