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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분양 실패로 공사대금 회수가 불투명해진 경우, 시공사는 공사를 중단할 수 있을까

KY파트너스2026년 8월 7일

건설공사에서는 수급인이 먼저 인력·자재비 등을 투입하여 공사를 진행하고, 도급인은 일정한 시점마다 기성공사대금을 지급하는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공사 도중 사업성이 악화되거나 분양이 사실상 실패하여, 수급인이 공사를 계속하더라도 상당한 공사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해진 경우에도 수급인은 계약상 공사의무를 계속 이행하여야 할까요.

대법원은 최근 2026다202468(본소), 2026다202469(반소) 판결에서, 이러한 경우 민법 제536조 제2항의 이른바 ‘불안의 항변권’에 따라 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1.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콘도 신축사업에서 발생하였습니다.

시행사와 수급인은 콘도 신축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이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와 국내 부동산 경기 악화로 콘도 분양 실패가 분명해졌습니다.

수급인은 공사가 일부 진행된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하였고, 도급인도 실질적으로 이러한 공사중단을 받아들였습니다.

이후 수급인은 도급인을 상대로 기성공사대금을 청구하였고, 도급인은 오히려 수급인의 공사중단이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계약 해제 및 건물 기성부분 철거 등을 청구하였습니다.

따라서 핵심 쟁점은 수급인의 공사중단이 정당한 이행거절인지, 아니면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는지였습니다.

2. 대법원, 도급인의 신용불안이 없어도 불안의 항변권 인정 가능

민법 제536조 제2항은 선이행의무를 부담하는 당사자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경우 자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종전에도 채권자의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 악화 등으로 반대급부를 지급받을 수 없게 된 경우 불안의 항변권을 인정하여 왔습니다.

이번 판결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불안의 항변권을 발생시키는 사유를 반드시 도급인의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 악화와 같은 사정으로 제한할 이유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즉, 당사자 쌍방의 사정과 계약의 구조, 사업 진행 상황 등을 종합하여 장래 상대방의 채무가 이행될지 여부가 현저히 불투명해졌다면 불안의 항변권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대법원은 상당한 기간 동안 공사가 진행되고 일정한 시점마다 기성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한 공사도급계약에서는, 기성금 지급이 수급인의 계속적인 공사 수행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계약 체결 이후 발생한 사정으로 인해 수급인이 공사를 계속하더라도 상당한 공사대금을 약정대로 지급받을 것을 합리적으로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면, 비록 도급인 자체에 특별한 신용불안이 없더라도 수급인은 공사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3. 정당한 이행거절이라면 공사중단 자체로 채무불이행 책임을 지지 않는다

대법원은 불안의 항변권이 인정되는 경우, 수급인이 명시적으로 “불안의 항변권을 행사한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더라도 이행지체책임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중요한 것은 법률용어를 사용하여 공사중단 의사를 표시하였는지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보아 수급인에게 공사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능이 존재하였는지입니다.

따라서 공사중단 당시 수급인에게 불안의 항변권이 인정되는 상황이었다면, 도급인이 단순히 공사가 중단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실제 소송에서는 공사중단의 원인과 당시 공사대금 지급 전망이 중요한 쟁점이 되므로, 수급인은 공사중단 전후의 사정을 객관적인 자료로 남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4. 불안의 항변권 행사로 공사대금 지급기일이 앞당겨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판결에서는 공사대금채권의 소멸시효 기산점도 함께 문제되었습니다.

도급인은 수급인이 불안의 항변권을 행사하여 공사를 중단한 시점부터 기성공사대금을 청구할 수 있었으므로, 그때부터 공사대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불안의 항변권은 선이행의무를 부담하는 당사자에게 자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능을 부여할 뿐, 기존에 약정된 상대방의 채무 이행기를 변경하는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공사대금 지급기일이 그 시점으로 앞당겨지는 것은 아니며, 공사대금채권의 소멸시효도 원칙적으로 당초 도급계약에서 정한 지급시기에 따라 판단하여야 합니다.

5. 이번 판결의 실무적 의미

이번 판결은 공사대금 지급 위험을 사실상 전적으로 수급인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부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분양수입이나 PF 대출 등을 주요 재원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개발사업에서는 시행사 자체의 재산상태만으로 공사대금 지급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분양 실패, 금융기관의 대출 중단, 사업비 조달 차질 등으로 공사대금 지급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 경우라면, 시행사가 당장 지급불능 상태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불안의 항변권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업 전망이 나빠졌다는 막연한 사정이나 수급인의 주관적 불안만으로 공사중단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분쟁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중요하게 검토될 수 있습니다.

  • 기성공사대금의 지급 구조와 지급 현황

  • 분양률 및 분양대금 유입 상황

  • PF 대출 및 추가 금융조달 가능성

  • 사업비 부족 여부

  • 기존 기성금의 연체 여부

  • 공사중단 전 당사자 간 협의 내용

  • 도급인이 제시한 지급보증이나 추가 담보의 유무

따라서 수급인이 공사대금 회수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공사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면, 단순히 현장에서 철수하기보다 불안의 항변권의 요건이 충족되는지 먼저 검토하고, 그 근거가 되는 자료를 충분히 확보한 뒤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공사도급계약에서 형식적인 선이행의무만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계약 체결 후 변화된 사업 상황과 공사대금 지급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Q&A

Q1. 공사대금을 못 받을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공사를 중단할 수 있나요?

아닙니다. 막연한 불안이나 주관적인 우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계약 체결 후 발생한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수급인이 공사를 계속하더라도 상당한 공사대금을 약정대로 지급받을 것을 합리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따라서 실제로 불안의 항변권이 인정되는지는 분양 실적, 사업비 조달 상황, PF 대출 실행 여부, 기존 기성금 지급 내역, 추가 담보나 지급보증의 유무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합니다.

Q2. 시행사나 건축주의 재정상태가 나쁘지 않아도 공사를 중단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불안의 항변권이 인정되기 위해 반드시 도급인의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 악화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도급인 자체의 재정상태에 특별한 문제가 없더라도, 분양 실패나 금융조달 차질 등으로 해당 사업에서 공사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받을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면 불안의 항변권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3. 공사를 중단하면서 반드시 “불안의 항변권을 행사한다”고 통보해야 하나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행거절 권능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이행거절 의사를 밝히지 않았더라도 그 권능의 존재 자체로 이행지체책임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 분쟁에서는 공사를 왜 중단하였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되므로, 공사대금 지급에 대한 우려와 그 근거, 지급보증 요구, 공사중단 사유 등을 공문이나 내용증명 등 객관적인 자료로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4. 불안의 항변권이 인정되면 도급인이 공사중단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나요?

불안의 항변권에 따른 정당한 이행거절이라면, 공사를 중단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수급인에게 이행지체나 채무불이행 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도급인이 단순히 공사중단 사실만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공사중단 당시 실제로 불안의 항변권 요건이 충족되었는지는 별도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정당한 공사중단인지 여부가 소송에서 핵심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Q5. 공사를 중단하면 그때부터 기성공사대금을 바로 청구할 수 있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불안의 항변권은 수급인에게 자신의 계속공사의무를 거절할 수 있는 권능을 부여하는 제도일 뿐, 도급계약에서 정한 공사대금 지급기일 자체를 변경하는 효력은 없습니다.

따라서 기성공사대금의 지급시기는 원칙적으로 도급계약에서 정한 약정 내용에 따라 판단하여야 합니다.

Q6. 공사를 중단한 시점부터 공사대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수급인이 불안의 항변권을 행사하여 공사를 중단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도급인의 공사대금 지급채무의 이행기가 그 시점으로 변경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공사대금채권의 소멸시효 기산점 역시 단순한 공사중단 시점이 아니라, 계약에서 정한 공사대금 지급시기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Q7. 실무상 공사중단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공사대금을 지급받기 어렵다는 사정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분양률, PF 대출 진행 상황, 기성금 연체 내역, 시행사의 자금조달 계획, 추가 담보 제공 여부, 지급보증 요청에 대한 답변, 당사자 간 협의 내용 등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불안의 항변권이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공사를 중단할 경우 오히려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으로 판단될 수 있으므로, 공사중단 전 계약 내용과 당시 사업 상황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