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액으로 대금을 정한 건축공사에서 준공 후 정산 분쟁은 대체로 같은 구조를 띤다. 수급인은 잔금과 추가공사대금을 청구하고, 도급인은 하자와 공사 지연을 들어 감액을 구한다. 각 쟁점은 따로 판단되지만 최종 금액은 그 합산으로 정해진다.
정동욱 변호사가 도급인 측 대리인으로 참여하여 수행한 사건에서는 수급인이 청구한 약 3억 6,600만 원 중 약 1억 1,700만 원만 인용되었다(인천지방법원 2025. 1. 선고). 이 판결은 도급인의 항변 가운데 일부를 배척하였는데, 그 부분에도 실무상 참고할 점이 있다.
공사범위의 기준을 정한 계약 조항이 추가공사 여부를 가릅니다
대법원은 총 공사대금을 정한 도급계약에서 도급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초 대금을 넘는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추가공사비를 지급하려면 당초 계약에 없던 공사가 있었다는 점과 그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 사건의 수급인은 설계도면에 있으나 내역서·견적서에서 빠진 항목을 추가공사로 구성하였다. 그러나 특약에는 도면에 표기되고 견적에 누락된 부분은 공사비에 포함된 것으로 본다는 조항이 있었고, 견적요청서는 견적이 설계도면 기준이며 내역서와 수량산출서는 참고용이라고 정하고 있었다.
법원은 합의된 공사범위가 설계도면을 기준으로 한다고 해석하고, 도면에 포함된 항목에 관한 청구를 배척하였다. 수급인이 원용한 별도 공사부분 검토서는 계약 범위 밖의 항목을 명확히 하기 위한 부속서류로 평가되었다.
서면이 없어도 필수적인 공사에는 묵시적 합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추가공사 주장액 약 1억 7,660만 원 중 약 5,500만 원을 인정하였다. 다툼 없는 항목 외에 지반 토사 치환, 토공, 동력설비 등 도면과 내역서에 없던 공사가 포함되었다.
판단 근거는 도급인이 설계변경에 주도적 결정권을 가졌다는 점, 해당 공사가 공사 진행 또는 건물 사용에 필수적이라는 점, 수급인이 도급인의 요구 없이 상당한 비용을 들일 이유가 없다는 점이었다. 공사범위 조항이 도면 내 항목을 막아 주더라도, 도면 밖 공사에 대하여는 합의의 존부가 별도로 심리된다.
설계와 다른 시공의 보수비는 설계대로 시공하는 비용으로 산정됩니다
도급인은 바닥 콘크리트의 균열·강도 부족 등을 이유로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권으로 상계하였다. 수급인은 코어 시료 수와 보수 공법을 다투었다.
법원은 감정 방법에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감정 결과를 존중하여야 한다는 법리에 따라 시험기관 사실조회 결과를 참작하여 감정의 신빙성을 인정하였다. 또한 설계도면과 다르게 시공된 하자의 보수비는 설계도면대로 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이라고 보아 철거·교체 비용을 손해로 인정하였다. 인정된 하자보수비는 합계 약 1억 3,370만 원이다.
상계의 효과는 상계적상일인 사용승인일로 소급하였다. 상계로 소멸한 범위의 공사대금에는 지연손해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도급인의 요구로 생긴 지연에는 지체상금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준공은 변경된 약정일보다 늦었다. 그러나 도급인이 준공기한 직전에 설계변경을 요구하였고 그에 따른 추가공사로 완료가 늦어진 사실이 인정되어 지체상금 항변은 배척되었다.
하자보수보증금 미납을 이유로 한 동시이행항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자 부분 공사비를 손해로 인정하여 공사대금에서 공제하면 하자 분쟁은 그것으로 종결되고 하자보수보증금을 별도의 손해로 인정할 여지가 없다는 대법원 2007다69186 판결의 취지에 따른 것이다. 인정된 하자보수비가 보증금액을 넘었다.
약정 지연이율은 쌍방에 대등하게 정해졌다면 감액되기 어렵습니다
계약서상 대가지급 지연이자율은 1일 0.05%(연 18.25%)였다. 도급인은 과다하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수급인의 지체상금률도 같다는 점을 들어 감액하지 않았다.
인용액에는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이 이율이 적용된다. 항변이 상당 부분 받아들여지더라도 잔존 금액에 높은 이율이 붙는다는 점은 소송 전략과 지급 시기를 정할 때 고려하여야 한다.
Q&A
공사범위 조항이 있으면 추가공사대금 청구를 모두 막을 수 있습니까?
도면에 포함된 항목에 한한다. 도면에 없는 공사를 도급인의 요구나 필요에 따라 시공한 경우에는 묵시적 합의가 인정될 수 있다.
하자를 이유로 잔금 전액의 지급을 보류할 수 있습니까?
하자보수비 상당액을 넘는 부분은 지급을 지체한 것이 되어 약정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 하자 규모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맺음말
정산 분쟁의 결과는 계약 체결 시의 문구와 시공 중의 기록에서 대부분 정해진다. 도급인은 공사범위의 기준, 변경 요구의 절차, 지연이율의 수준을 계약 단계에서 점검하고, 준공 전 변경 요구가 지체상금에 미치는 영향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