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목록으로

준강간죄는 무엇으로 성립하는가 — '항거불능'의 판단 기준과 실제 무죄 사례

이 글의 핵심 요약 (3줄 정리)

  1. 준강간죄(형법 제299조)는 상대방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고, 피고인이 그 상태를 이용해 간음했을 때 성립하며, 이는 검사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해야 합니다.

  2. 대법원은 알코올 블랙아웃(기억형성의 실패)패싱아웃(의식 상실) 을 구분하되, 의식이 있었더라도 판단·저항 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었다면 항거불능이 인정될 수 있다고 봅니다(2018도9781).

  3. 따라서 단편적 장면이 아니라 사건 전후의 정황을 종합해 판단되며, 실무에서는 메시지·이동 동선 등 객관적 자료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안녕하세요, 형사 전문 하현열 대표변호사입니다.

준강간 사건은 직접적인 물증이 드물고 진술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아, 형사사건 중에서도 판단이 가장 어려운 영역에 속합니다. 특히 음주가 개입된 사건에서는 "당시 상대방이 어떤 상태였는가"라는 물음이 결론을 좌우합니다. 이 칼럼에서는 준강간죄의 성립요건과 항거불능의 판단 기준을 정리하고, 실제 수행한 사건을 통해 실무에서 무엇이 쟁점이 되는지 살펴봅니다.

1. 준강간죄의 성립요건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자를 강간죄와 같은 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준강간죄가 성립하려면 다음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 객관적 요건 : 상대방이 행위 당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을 것

  • 주관적 요건 : 피고인이 그러한 상태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간음했을 것

두 요건 모두 검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해야 하며, 증명이 부족하면 무죄가 선고됩니다. 형사재판의 기본 원칙인 무죄추정과 입증책임이 여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2. '심신상실·항거불능'의 의미와 블랙아웃

음주 상태에서의 성범죄 사건에 관해 대법원은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 알코올 블랙아웃 : 알코올이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경우로, 이때는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 패싱아웃 :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경우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 저항력의 현저한 저하 : 의식상실 상태에 빠져 있지 않더라도,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함께 읽어야 정확합니다. 사후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심신상실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스스로 걸었다", "대화했다"는 단편적 장면만으로 항거불능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법원은 음주량과 경위, 당시의 언행, 사건 전후의 정황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합니다.

3. 실무에서 쟁점이 되는 지점

이러한 법리 아래에서, 실제 사건은 대체로 다음 두 축으로 다투어집니다.

  • 당시 상태 : 상대방이 정상적인 판단과 저항이 가능한 상태였는지

  • 피고인의 인식 : 피고인이 상대방의 상태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했는지(고의)

특히 두 번째 축은 간과되기 쉽지만 매우 중요합니다. 설령 상대방의 상태에 다툼의 여지가 있더라도, 피고인이 그 상태를 인식하고 이용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으면 범죄는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인식은 사건 전후 피고인의 언행과 태도라는 객관적 정황을 통해 판단됩니다.

4. 실제 사례 — 무죄가 선고된 사건

상황 의뢰인은 자신의 집에서 동생, 동생의 지인과 함께 술을 마셨고, 술자리가 끝난 뒤 상대방과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의뢰인은 합의된 관계로 인식하고 있었으나, 상대방은 이후 항거불능 상태였다며 준강간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직접적인 물증은 없는 사안이었습니다.

변호 전략 저는 객관적 정황을 중심으로 사건을 재구성했습니다. 첫째, 상대방이 스스로 이동한 경위와 사건 직후 의뢰인이 배웅한 정황 등 사건 전후의 거동을 정리했습니다. 둘째, 관계 이후 의뢰인이 다시 만나고 싶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고 가족 여행 동행 의사를 가족에게 밝힌 정황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의뢰인이 그 관계를 범죄로 인식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간음의 고의를 다투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셋째, 고소인 진술의 정합성을 검토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항거불능 상태와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정리했습니다.

결과 재판부는 의뢰인의 해명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반면, 고소인의 진술만으로는 당시 항거불능 상태였다거나 의뢰인에게 간음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실제 수행사건을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이며, 구체적 결과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5. 시사점 — 초기 자료 확보와 신중한 진술

이 사건이 보여주는 것은, 준강간 사건에서 결론을 좌우하는 것이 사건 전후를 잇는 객관적 정황이라는 점입니다. 메시지, 이동 동선, 결제 내역, CCTV 등은 당시 상황과 양측의 인식을 보여주는 자료가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삭제되거나 확보가 어려워집니다.

아울러 초기 진술은 이후 절차 전체의 기초가 되므로,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쟁점을 파악한 뒤 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2차 가해나 합의 종용으로 오해될 수 있어 권하지 않으며, 필요한 경우 변호인을 통해 방법과 시점을 상의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6. 맺으며

준강간 사건은 진술이 강한 힘을 갖는 영역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론이 진술만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법리에 따라 상대방의 당시 상태와 피고인의 인식을 객관적 정황과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사안마다 사실관계가 다르므로 일반론만으로 결론을 예단하기 어려우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자료에 대한 검토가 언제나 출발점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상대방이 술을 마셨다는 사실만으로 준강간이 성립하나요?

A1. 음주 사실만으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준강간죄는 상대방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고 피고인이 그 상태를 이용해 간음했을 때 성립합니다. 다만 의식을 잃지 않았더라도 판단·저항 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이 인정될 수 있어, 당시 상태 전반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Q2. 상대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 유죄인가요?

A2. 그것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기억형성의 실패만 야기한 블랙아웃 상태라면 인지기능·의식 상태의 장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면서도,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이거나 저항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다면 심신상실·항거불능이 인정될 수 있다고 합니다. 전후 정황의 종합 판단이 필요합니다.

Q3. 준강간 고소를 당했다면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A3. 자료 확보와 진술 준비입니다.

사건 전후의 메시지, 이동 동선, 결제 내역, CCTV 등 객관적 자료를 신속히 확보하시고, 첫 조사 전에 사실관계와 쟁점을 정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직접 연락은 피하시고, 필요한 경우 변호인을 통하시기 바랍니다.


📞 상담 문의 : 032-561-3190 📍 오시는 길 : 인천 서구 이음4로 6, 405호 (공동법률사무소 KY파트너스)

준강간 사건은 법리와 정황 분석이 함께 필요한 영역이며, 초기 대응의 방향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므로, 더 궁금한 점은 상담을 통해 구체적으로 도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