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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가 전기·소방·통신공사까지 모두 맡아도 될까? 무등록 공사의 형사책임

건물을 신축하거나 대규모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종합건설업체가 건축주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설계부터 준공까지 전부 알아서 해드리겠습니다.”

“전기, 통신, 소방까지 한 업체에서 처리하면 됩니다.”

건축주 입장에서는 여러 업체와 개별적으로 계약할 필요가 없어 편리해 보입니다. 실제 건설현장에서도 종합건설업체가 건축공사와 함께 전기·통신·소방공사까지 전체 공사금액에 포함하여 계약하는 사례를 종종 접하게 됩니다.

그러나 종합건설업 면허가 있다고 해서 전기공사, 소방시설공사, 정보통신공사까지 자유롭게 도급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각 공종은 별도의 법률에 따라 등록요건과 영업범위가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1. 건축공사업 면허만으로 전기·소방·통신공사를 도급받을 수 없습니다

건설공사는 하나의 건축물을 완성하는 과정이지만, 법률상으로는 공종에 따라 적용되는 법령이 서로 다릅니다.

전기공사에는 전기공사업법, 소방시설공사에는 소방시설공사업법, 정보통신공사에는 정보통신공사업법이 각각 적용됩니다.

전기공사업법은 "전기공사는 공사업자가 아니면 도급받거나 시공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으며(전기공사업법 제3조 제1항), 여기서 '공사업자'란 같은 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전기공사업의 등록을 한 자를 의미합니다.

소방시설공사업법은 특정소방대상물의 소방시설공사 등을 하려는 자에게 업종별로 자본금·기술인력 등의 요건을 갖추어 시·도지사에게 소방시설업을 등록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소방시설공사업법 제4조 제1항).

정보통신공사업법 역시 공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시·도지사에게 등록하여야 하고, 정보통신공사는 정보통신공사업자가 아니면 도급받거나 시공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정보통신공사업법 제14조 제1항).

따라서 건축공사업 등록을 갖춘 종합건설업체라 하더라도 전기·소방·정보통신 분야의 등록까지 당연히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사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각 공종별로 해당 업체가 필요한 등록을 실제로 갖추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2. "우리가 받아서 전문업체에 맡기겠다"는 방식도 주의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전기공사는 어차피 전기업체가 실제로 합니다", "저희가 전체 계약을 체결하고 소방이나 통신은 전문업체에 맡길 겁니다"라는 설명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시공을 등록업체가 담당하더라도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기공사업법은 시공뿐 아니라 '도급받는 행위' 자체도 규율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소방시설공사업법에 관하여, 도급받은 소방시설공사 중 일부 또는 전부를 직접 시공하여 완성한 경우뿐 아니라 업으로서 하도급의 방식으로 시공하여 완성한 경우에도 소방시설업을 영위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등록을 마쳐야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대상이 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9도7302 판결).

전기공사업법에 관하여도 하급심 법원들은 같은 취지로, 등록 없이 전기공사를 도급받아 면허 있는 업체에 하도급하여 공사를 진행한 경우에도 무등록 전기공사업 영위에 해당한다고 일관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4. 5. 29. 선고 2024고정156 판결, 전주지방법원 2022. 3. 30. 선고 2021고정533 판결 등).

정보통신공사업법에 관하여도 법원은, 정보통신공사의 도급은 정보통신공사업자만이 받을 수 있고, 등록 없이 공사를 도급받은 행위는 정보통신공사업법 제14조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처벌대상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9. 21. 선고 2022노376 판결).

따라서 실제 작업자가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원도급 계약구조까지 당연히 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3. 계약서에 전기·통신·소방공사가 명확하게 적혀 있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실제 분쟁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표준도급계약서의 공사명을 단순히 "○○동 상가주택 신축공사" 정도로 기재하고, 전기·통신·소방공사라는 표현을 별도로 넣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계약서에 첨부된 공사내역서, 견적서, 산출내역서를 살펴보면 전기공사비, 통신공사비, 소방공사비가 전체 계약금액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경우 계약서의 제목이나 문구만이 아니라 공사계약의 실질적인 내용과 구조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실제로 종합건설업체가 전기·소방·정보통신공사까지 포함하여 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계약서에 각 공종이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더라도 해당 공사를 도급받은 것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분쟁이 발생하였다면 다음과 같은 자료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

  • 공사계약내역서 및 견적서

  • 공종별 공사금액

  • 세금계산서와 공사대금 지급자료

  • 실제 시공업체와의 계약관계

  • 전기·소방·통신업체의 사업자 및 공사업 등록내역

  • 공사 과정에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 현장 관계자의 명함 및 공사 관련 서류

결국 계약서에 특정 공종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그 공사를 도급받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계약 전체의 구조와 실제 공사 수행관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4. 무등록 영업은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무등록 공사업은 행정상 신고 누락 정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하나의 건축공사에 전기·소방·정보통신공사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면, 사실관계에 따라 세 가지 법률 위반이 동시에 문제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법원은 종합건설업체 대표이사가 전기공사업·정보통신공사업·소방시설공사업 등록 없이 호텔 신축공사를 도급받은 사안에서 세 가지 법률 위반을 모두 인정한 바 있습니다.

한편, 단순히 노무 인력만을 공급하였다거나 실질적인 지휘·감독 주체가 따로 있다는 주장도 무등록 공사업 성립을 부정하는 근거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법원은 소방시설공사 용역 계약 체결 및 기술인력 투입, 조언 등을 고려할 때 노무 인력만을 공급하였더라도 무등록 소방시설공사를 수행한 것으로 판단하였고, 전기공사 사건에서도 근로자 지휘·감독 및 임금 지급 주체가 원도급업체라 하더라도 피고인의 무등록 전기공사 행위는 인정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5. 대표자만 처벌되는 것도 아닙니다 – 양벌규정

건설업체가 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전기공사업법(제45조), 소방시설공사업법(제39조), 정보통신공사업법(제77조)에는 모두 양벌규정이 존재합니다. 법인의 대표자나 임직원이 회사 업무와 관련하여 법을 위반한 경우에는 실제 행위자를 처벌하면서 법인에 대해서도 별도로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양벌규정 중 법인의 대표자 관련 부분은 대표자의 책임을 요건으로 하여 법인을 처벌하는 것이지 그 대표자의 처벌까지 전제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21도701 판결). 또한 법인 대표자의 법규위반행위에 대한 법인의 책임은 법인 자신의 법규위반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에 대한 법인의 직접책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3도6962 판결).

다만 법인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양벌규정에 따른 처벌이 면제될 수 있습니다(전기공사업법 제45조 단서, 소방시설공사업법 제39조 단서, 정보통신공사업법 제77조 단서). 그러나 이 면책 요건은 실무상 인정되기 쉽지 않으며, 대표자가 직접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따라서 대표이사가 회사의 공사를 수주하면서 무등록 전기·소방·통신공사까지 계약한 경우라면, 대표자 개인의 형사책임과 회사 법인의 형사책임이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법인 명의로 계약했기 때문에 대표자에게 책임이 없다거나, 대표자가 계약했기 때문에 회사에는 영향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6. 벌금형으로 끝난다고 가볍게 볼 문제도 아닙니다

무등록 영업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대표자에게는 형사처벌 전력이 남을 수 있고, 양벌규정이 적용되면 법인 역시 별도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아가 향후 전기·소방·정보통신 분야의 공사업 등록을 새로 하거나 관련 사업을 확대하려는 경우에는 각 법률의 등록 결격사유 등과 연결되는지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예컨대 전기공사업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 면허 발급 전의 위반행위로 인하여 면허 후에 벌금에 처해지더라도 면허가 당연히 무효 또는 실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행정청은 이를 이유로 면허를 취소 또는 철회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1989. 4. 11. 선고 88누3000 판결, 대법원 1988. 12. 27. 선고 87누1068 판결).

또한 건설회사는 각종 발주처와의 계약, 협력업체 등록, 입찰 및 신용평가 등에서 법령 위반이나 형사처벌 전력이 문제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실제 영업 과정에서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입찰제한이나 영업제한이 형사처벌만으로 자동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적용되는 법령과 발주기관의 규정, 형의 종류 및 확정 여부 등에 따라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7. 실제로 전기·소방·정보통신 3개 법 위반이 모두 인정된 사례

최근 수행한 사건에서도 건축주가 종합건설업체에 상가주택 신축공사를 맡겼는데, 해당 업체는 건축공사업 등록만 보유하고 전기공사업·소방시설공사업·정보통신공사업 등록은 갖추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표준도급계약서만 보면 각 공종의 도급 여부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공사계약내역서를 분석해 보니 전기·소방·정보통신공사의 비용이 전체 계약금액에 포함되어 있었고, 실제로 종합건설업체가 해당 공사까지 일괄적으로 도급받아 별도의 업체를 통하여 수행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계약서, 공사내역서, 등록업체 조회자료, 실제 시공관계에 관한 자료를 종합하여 전기공사업법위반, 소방시설공사업법위반, 정보통신공사업법위반으로 고소하였습니다. 검찰은 세 가지 혐의를 모두 인정하여 종합건설업체 대표자와 법인에 대하여 약식기소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핵심은 표준도급계약서 한 장이 아니라 건설공사의 실제 계약구조와 각 공종에 적용되는 개별 법령을 함께 분석하는 것이었습니다.

8. 건설 분쟁에서는 민법과 건설산업기본법만 보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건설 사건을 검토할 때 흔히 공사대금, 하자, 지체상금과 같은 민사상 문제나 건설산업기본법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는 전기공사업법, 소방시설공사업법, 정보통신공사업법을 비롯해 공종별로 다양한 개별 법령이 적용됩니다.

특히 하나의 신축공사 계약 안에 여러 공종이 포함되어 있다면 어떤 업체가 어느 공사를 도급받았는지, 해당 업체가 그 공사를 도급받을 수 있는 면허나 등록을 갖추고 있는지를 공종별로 나누어 확인해야 합니다.

공사 과정에서 무면허·무등록 시공이 의심되거나 시공업체와 법적 분쟁이 발생하였다면, 계약서의 문구만 확인하기보다는 공사내역과 실제 시공구조까지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설 관련 개별 법령과 공사계약 구조를 함께 이해하고 있어야 숨어 있는 법적 쟁점을 발견하고 적절한 민·형사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Q&A: 핵심 쟁점 정리

Q1. 종합건설업체가 건축공사업 등록만 있으면 전기·소방·통신공사도 함께 도급받을 수 있나요?

A. 없습니다. 전기공사업법, 소방시설공사업법, 정보통신공사업법은 각각 별도의 등록을 요구하는 독립된 법률입니다. 건축공사업 등록은 이들 법률상의 등록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종합건설업체가 이들 공종까지 포함하여 도급받으려면 해당 공종별 등록을 별도로 갖추어야 합니다(전기공사업법 제3조 제1항, 소방시설공사업법 제4조 제1항, 정보통신공사업법 제14조 제1항).

Q2. 실제 시공은 등록된 전문업체가 하는데, 계약만 종합건설업체 명의로 체결하면 문제가 없지 않나요?

A. 문제가 됩니다. 전기공사업법 등은 시공뿐 아니라 '도급받는 행위' 자체를 규율합니다. 대법원은 소방시설공사업법에 관하여 업으로서 하도급의 방식으로 시공하여 완성한 경우에도 소방시설업을 영위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고(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9도7302 판결), 하급심 법원들도 전기공사업법·정보통신공사업법에 관하여 같은 취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시공자가 등록업체라는 사정만으로 원도급 계약의 위법성이 치유되지 않습니다.

Q3. 계약서에 전기·소방·통신공사라는 표현이 없으면 도급받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법원은 계약서의 문구만이 아니라 공사계약내역서, 견적서, 실제 공사 수행관계 등을 종합하여 도급 범위를 판단합니다. 공사내역서에 전기·소방·통신공사비가 포함되어 있고 실제로 해당 공사가 수행되었다면, 계약서 제목에 해당 공종이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도급받은 것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4. 무등록으로 전기·소방·통신공사를 도급받으면 어떤 처벌을 받나요?

A. 전기공사업법 위반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전기공사업법 제41조의2 제1호), 소방시설공사업법 위반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소방시설공사업법 제35조 제1호), 정보통신공사업법 위반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정보통신공사업법 제74조 제2호)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하나의 공사에 세 가지 공종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면 세 법률 위반이 동시에 성립할 수 있습니다.

Q5. 법인 명의로 계약했으니 대표자 개인은 책임이 없는 것 아닌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전기공사업법(제45조), 소방시설공사업법(제39조), 정보통신공사업법(제77조)은 모두 양벌규정을 두고 있어, 법인의 대표자가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한 경우 대표자 개인도 행위자로서 처벌받습니다. 대표자가 직접 계약을 체결한 경우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Q6. 반대로 대표자가 처벌받으면 법인은 자동으로 처벌받나요?

A.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양벌규정은 대표자의 처벌을 전제조건으로 하지 않으며, 법인의 책임은 법인 자신의 직접책임으로 평가됩니다(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21도701 판결). 다만 법인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면 면책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표자가 직접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이 면책 요건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Q7. 벌금형을 받으면 이후 공사업 등록에도 영향이 있나요?

A. 있을 수 있습니다. 각 법률의 등록 결격사유 규정과의 연결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대법원은 면허 발급 전의 위반행위로 인하여 면허 후에 벌금에 처해지더라도 면허가 당연히 무효·실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행정청은 이를 이유로 면허를 취소 또는 철회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1989. 4. 11. 선고 88누3000 판결). 구체적인 영향은 해당 법률의 결격사유 조항과 처분 시점 등을 개별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Q8. 건설 분쟁에서 무등록 공사 여부를 확인하려면 어떤 자료를 봐야 하나요?

A. 표준도급계약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공사계약내역서·견적서·산출내역서에서 공종별 공사금액을 확인하고, 세금계산서·공사대금 지급자료, 실제 시공업체와의 계약관계, 전기·소방·통신업체의 공사업 등록내역, 현장에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카카오톡, 현장 관계자의 명함 및 공사 관련 서류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계약의 형식이 아닌 실질적인 공사 수행구조가 판단의 핵심입니다.